중상주의(Mercantilism)와 빈민법
1. 중상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출현과정
(1)역사적 배경
중상주의는 17세기 유럽대륙 민족국가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발전해옴
대항해시대와 황금주의시대를 거치면서 유럽의 근대적 민족국가체제는 국제적인 해상무역을 기반으로 국가의 부를 축적하고, 국가의 능력을 자랑하기 위해 거대한 해군력 확보-무역상인과 상업길드를 보호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능력 확장
(2)지적인 배경
중상주의는 현실주의론의 뿌리를 제공함 경제에 대한 정치우위론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프리드리히 리스트(F. List). 2차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활동한 프랑스의 드골과 같은 정치지도자와 Hans Morgenthau, Stanley Hoffman, Kenneth Waltz 등 정치현실주의자에 의해 전통이 계승되었다.
◈ 헤밀턴(Hamilton): 해밀턴은 건국 초기 미국에 있어 농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산업의 육성이 미국경제에 역동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함. 그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전쟁 후반기 물자의 부족현상으로 독립전쟁에서 외국 국가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졌다는 뼈저린 경험을 체험한 그들에게 경제는 국가안보를 위한 전략적 국가의 후원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미국의 이익을 위한 중상주의).
◈ 프리드리히 리스트(List): 독일의 이익을 위하여 중상주의 제창. 그는 성장하는 독일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담 스미스류의 자유주의경제학을 비판하면서, 영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이론을 내세운다. 그는 자유주의경제학의 정치적 관점은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적 안정과 평화가 달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주장에는 국제체제가 국가간 경쟁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을 간과했다고 평가한다. 이 속에서 그는 국가의 산업발전을 위해 인간의 능력과 기술향상을 강조
2. 고전적 중상주의(초기 중상주의)의 특성
중상주의는 16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발달한 근대유럽의 국제무역사상의 하나로 절대왕정의 경제정책의 핵심기조를 이룬다(富國强兵)
유럽의 신흥절대국가(State)들이 국민국가(Nation States)를 형성하고 국가간 힘의 조화를 추구하던 시기였다.
이 중상주의시대를 주름잡던 국제무역의 중심 축은 금은본위제로서 모든 국가들의 국부와 국력의 원천을 자국의 금고에 쌓인 금과 은의 양에 따라 평가하였으므로 금과 은의 축적을 통치자들의 미덕으로 간주하였음
수출과 수입의 개념은 금보유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나라들만이 금의 축적을 도모할 수 있었음.
중상주의자들은 국제무역을 통해 금을 획득하기 위하여 국가가 수출을 장려하고 수입은 억제하는 정책을 요구했으며, 이를 위해 해군력 양성을 요구. 해상무역라인의 확보와 세계 제해권의 장악이 세계패권의 상징
보호주의국가론의 출현은 이러한 중상주의적 국가체제의 특성 속에서 출현
3. 중상주의와 자유주의론, 급진주의론의 차이
중상주의의 시각은 경제관계의 본질이 중성적이라는 자유주의 시각과 주장을 같이하지만, 자유주의론처럼 경제관계의 필연적 조화와 균형은 기대하지 않는다. 또한 국제경제관계의 통합과 확대가 자국의 경제적 번영을 스스로 이룩하는 조건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중상주의는 국가간의 경제문제로부터 자국의 경제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적 정책을 통해 국가의 경제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간주(국가중심 현실주의의 뿌리) 자유주의론은 국제주의를 신봉하는 세계시민주의 정향(cosmopolitan orientation)을 가지고 있다면 중상주의는 국가이익을 앞세우는 민족주의적 경향(Nationalist orientation)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유주의론자들은 세계의 희소자원을 최적하게 배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경제활동의 목표로 삼지만(harmony), 소득의 구체적 분배에 대해서는 뚜렷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다. 반면 중상주의는 경제활동으로 창출되는 부와 권력의 분배에 신경을 쓴다. 다만 급진주의가 사회계급(social class)을 기반으로 부의 분배를 중시하는 반면, 중상주의는 민족국가간 부의 분배, 산업능력, 군사력의 분포 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국가이익).
중상주의는 자유주의나 급진주의와 달리 경제활동의 주체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마르크스주의에서 행위주체는 경제계급이고 지배계급의 이익이 국가의 외교정책을 결정한다. Ricardo와 Joseph Schumpeter 같은 자유주의 경제론에도 성장정책이나 경제정책의 국가경제적 측면은 있지만 행위주체는 소비자, 기업가, 회가이며 계급이나 국가가 아니다. 중상주의는 국제경제관계의 주체는 말 그대로 민족국가(nation stat)이며,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이 국가외교정책의 결정요소
중상주의자들에게 있어 국가란 그 자체로서 어떤 권리를 가진 유기적 존재이며, 사회적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전체를 형성하고 있어 국가자체로서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 이들 중상주의자들에게 공공정책은 다름 아닌 국가이익, 혹은 엘리트에 의해 인지된 루소의 일반의지(general will)를 구현하는 것이다.
중상주의의 시각에서 국제체제에 있어 정치와 경제의 상대적 중요성은 자유주의와 차이가 있다. 자유주의자들은 세계경제의 통합과 상호의존에 따른 셰계평화의 경제적 기능을 지향하지만, 중상주의자들은 정치권력의 의도적 조정을 통해 세계평화가 가능하다고 인식한다. 이는 곧 경제의 정치적 우위로 연결된다
4. 빈민법과 중상주의 - 중상주의는 생산력의 발전과 함께 봉건주의의 붕괴를 가져왔다.
1) 중상주의, 노동력, 인구정책
중상주의자들은 노동, 특히 다수의 근면한 빈민의 노동을 매우 중시하였다. 생산적 노동력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요청된다는데 있었다. 따라서 중상주의 국가에서 인구증가에 대한 열망은 거의 광신적일 정도였다.
①중상주의는 빈민법을 관류한 관념으로서 12~18 세기 자본의 활발한 축적기에 상인자본의 이해를 뒷받침한 국가의 경제정책을 말한다. 중상주의자들은 국부는 곧 화폐이며 이윤은 유통 부문에서 창출된다고 믿었다. 봉건시대 후기 또는 절대왕정시대의 전형적인 구빈정책의 빈민법은 이런 중상주의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있다.
②중상주의자들은 노동, 특히 다수의 근면한 빈민의 노동을 매우 중시하였는데, 중상주의에 의해 부의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 노동력을 중시하여 생산적 노동력의 확보를 화폐와 마찬가지로 중요시하였다.
③중상주의자들은 빈민들의 나태의 제거와 함께 빈민에 대한 일자리의 제공에도 큰 비중을 두었다.
④ 영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동인도회사 사장인 차일드의 빈곤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신무역론(A Nwe Discourse of trade, 초판 1670년)”
ㄱ. 영국의 빈민은 항상 처참한 조건에 처해있으며, 이는 빈민에게도 고통이 되겠지만 왕국에게도 이롭지 않다.
ㄴ. 빈민의 자녀들은 구걸과 나태속에서 자라며, 청소년기의 게으른 습관은 결국 노동에 대한 염증을 가져온다.
ㄷ. 성과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무능한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영국은 매년 수십만 파운드의 공적인 이득을 볼것이다.
ㄹ. 빈민들을 위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들을 고용하는 것은 신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의무이다.
⑤중상주의는 봉건사회가 붕괴되면서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과도적인 단계에서 나타난 모순된 관념,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중상주의에 잔존해있던 노동자와 빈민에 대한 보호주의는 완전히 소멸해 버리고, 그 자리를 계층, 계급간의 계약과 갈등이 대신하게 됨.
2) 중상주의와 노동 윤리
중상주의자들은 국가 또는 국왕이 국민과 노동자들을 가부장적으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봉건적인 온정주의를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중상주의자들은 빈민들의 나태의 제거와 함께 빈민에 대한 일자리의 제공에도 큰 비중을 두었다. 노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은 노동을 통한 국가의 재부 증대에 직결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논리였다.
여하튼,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중상주의적 관념은 기존의 빈민법적 사고 즉, 교구내의 빈곤문제를 단지 빈민들을 타 교구로 추방함으로써 해결코자 했던 안이한 생각보다는 진일보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노동윤리를 강조하는 한편, 저임금 속에 구속시키려는 의도는 철저한 자본주의적 발상이다. 그러면서도 빈민 보호에 대한 국가의 의무 즉, 봉건적인 국가온정주의를 인정한 것을 보면, 중상주의는 봉건사회가 붕괴되면서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과도적인 단계에서 나타난 모순된 관념임을 알 수 있다. 그 후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중상주의에 잔존해 있던 노동자와 빈민에 대한 보호주의는 완전히 소멸해 버리고, 그 자리를 계층계급간의 계약과 갈등이 대신 채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