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사 | 이 재 창 |
| 약력 | 현 홍익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미국 Illinois 주립대학교 상담심리학(석사) University of Florida 상담심리학(박사) 한국상담심리 및 심리치료학회 회장 역임 한국카운슬러협회 부회장 역임 |
I. 머리말
선행연구에 나타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고민 문제를 보면 대부분 학업성적과 진학,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나 있다(이재창 등, 1981; 정원식 등 1985; 청소년대화 의광장, 1992; 한국청소년연구원, 1991). 이러한 조사결과를 보 면 우리나라 청소년들 특히 학생들은 학업문제와 진로문제로 많 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물론 학업성적과 같은 공부와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성적을 걱정하는 이유를 보면 사실은 성 적이 진학이나 진로와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인 점을 알 수 있 다. 만일 성적과 관계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성적을 가 지고 고민하는 학생들은 그렇게 많지않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 들이 궁극적으로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은 사실은 진로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학업성적이나 진로문제로 가장 많이 고민하 고 있지만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하고 의논하는 대상 을 보면, 친구(38.5%), 의논안함(31.9%), 부모(15.1%), 형제 (12.2%), 교사(2.2%) 등의 순서를 보이고 구체적으로 진로와 직 업문제에 대해서도 부모와 친척(71.1%), 친구나 선배(21.0%), 교사(3.8%) 등의 순서를 보여(이재창 등, 1981) 학생들이 고민하 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가장 잘 조언을 해줄 위치에 있는 교사는 기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진로지도나 진로상 담을 받을 기회없이 진로를 결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유야 어떻든 진로지도, 진로상담의 부재현상을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고등학교에서의 진로지도 부재현상의 결과는 대학 선택과 전공학과에 대한 불만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 한 현상은 대학신입생들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잘 반영이 되고 있다.
최근에 소위 일류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공 선택 시기를 보면, 고3부터 원서접수 때 까지가 47.4%로 가장 많고, 고1부터 고2 말 까지는 25.7%, 중 학교 이전에 결정한 경우는 12.8%에 불과하고, 원서접수 기간중 에 결정한 경우가 13.8%나 된다. 지원을 했을 때 지망학과에 대한 지식의 정도도 대강 알고 있었다는 학생이 50% 정도이고 알 지못하는 편이었다는 학생은 40%에 달했다. 또한 과반수의 학생 들이 자신의 전공학과에 대해서 불만이라고 응답하였다(서울대학 교 학생생활연구소, 1994). 소위 일류 대학 신입생들이 이러니 세칭 일류대학이 아닌 비인기 대학이나 비인기학과에 지원한 학 생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리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현상이 대학에서도 그대로 반영이 되어 대학생들도 진 로문제로 가장 고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학생들의 42.7%가 적 성 및 진로문제로 고민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담받기 원 하는 문제로도 적성 및 진로문제가 자장 높게(35.6%) 나타난 바 있다(이창기 등, 1990).
한편 한정신(1991)이 전국의 대학생 2,131명을 대상으로 문 제를 진단한 바에 의하면 문제영역별로 학생생활, 학업, 진로 및 장래문제, 가치관, 성격, 경제, 가족관계, 신체 및 건강 등의 순 으로 나타나 진로문제가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즉, 홍익대학교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 하면, 학생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장래 취업 및 진로문제 (37.7%), 학업 및 성적(23.5%), 이성문제(7.8%) 등의 순서로 나 타나 취업 및 진로문제로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재창 등, 1995).
한편, 진로 및 직업문제를 비롯해서 기타 고민문제에 대해서 상의하는 대상을 보면, 친구나 선배가 가장 많고(50.4%), 다음으 로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13.6%), 다음으로 부모(11.0%) 나 형제(4.8%)와 상의하고, 지도교수와 상의하는 경우는 극소수 (4.8%)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재창 등, 1995). 서울대학생의 경 우도 친구와 상의하는 것이 5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서울대 학교 학생생활연구소, 1996).
이러한 결과는 한국 대학생들이 지 각하는 문제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즉 한정신(1991)의 조사에 의하면 "개인적 문제를 상의할 교수가 없다"와 "교수와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다"가 각각 1위와 2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 나라 학생들이 진로문제로 매우 고민 하고 있으며, 아울러 이러한 진로문제에 대해서 교사나 교수와 거의 상의하고 있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진로문 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가장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교사나 교수와 상의하지 않음으로 써 적절한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 이다. 진로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있으며, 얼마나 불합리한 과정을 거쳐서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지 를 입증하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행복한 삶을 사 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 이 하는 일에 대해서 만족하고 의미와 보람을 가지고 사는 삶이 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진로를 선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진로선택이야말로 개인의 행복을 좌우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생애를 통해서 가장 중요한 과업은 바로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일이라 고 할 수 있다.
일찍이 미국의 보스턴시에 직업보도국(Vocational Bureau)을 설치해서 청소년들에게 직업지도를 실시하여 현대 생활지도의 창 시자라고 불리우는 Frank Parsons는 개인의 생애에서 바른 진로 를 선택하는 것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역 설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유명한 직업교육 교 수였던 Homer Smith 박사는 개인이 직업이나 진로를 선택함으로 써 그 직업이나 진로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나 진로가 개인 자신과 생활을 변화시킨다고 한 바 있다.
진로선택은 이렇게 개인에게 지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어떤 진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영향 을 받게 된다. 즉 우리가 어떤 직업과 진로를 선택했느냐에 따 라서 우리의 능력발휘의 기회, 인간관계,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 위, 가치관과 태도, 정신 및 신체적 건강, 가족관계, 거주지 등 생활의 모든 측면에 걸쳐 영향을 받게 되고 개인의 생활양식을 결정하고 궁극적으로 한 개인의 인생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Tolbert, 1980). 이렇게 진로선택이 개인의 일생을 좌우할만큼 중요함에도 불 구하고 우리 나라에서의 진로결정의 현실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 고 있다.
II. 진로 결정의 현실
우리나라 청소년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상황에서 합리적인 절 차와 과정을 거쳐서 진로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진로지도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이재창, 1994).
1. 입시위주의 진로지도
오늘날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학업 성적이다. 학업성적이 좋아야 내신등급도 좋게 받고 수학능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이미 학생의 모든 활동은 입시 준비로 한정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대학 졸업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혜 택을 주기때문에 대학을 가는 길만이 출세하는 길이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길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누구나 자신의 형편은 생각 하지 않고 무리하게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 학생의 적성이나 취미를 고려해서 전공을 정하기 보다는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열된 입시경쟁의 상황이 학교나 가정에서 정상적인 진로지도를 수행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자연스럽게 진로지도를 진학지도로 제한시키고 있고 그것도 대학의 합격선만 을 고려한 입시지도로 전락해 버렸다. 따라서 학생 자신의 특성 을 발견해서 이해시키고 또 일의 세계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의 진로지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진학을 할 수 없거나 취업을 할 의사가 있는 학생들에게 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과 똑같이, 어느 의미에서는 더 관심 을 가지고 진로지도를 해야할 것이지만, 이러한 비진학 학생들에 대한 진로지도는 방치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과열 된 입시경쟁으로 인해서 학교의 진로지도 활동이 왜곡되고 기능 이 마비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부모중심의 결정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자녀의 능력이나 적성, 흥미등은 고려하 지 않고 부모의 가치기준에 의해서 자녀의 진로를 결정하려 하고 있다. 부모가 지나치게 자녀의 일에 대해서 간섭하는 경향은 다 음과 같은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권위주의적인 양육 형태이다. 자식을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기보다는 부모의 소유물과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자녀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부모가 결정해서 이를 따르도 록 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다.
둘째, 과잉보호적인 양육 형태이다. 우리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을 부모의 도리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녀의 장 래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부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
셋째,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주관적 판단에 의해 서 높게 평가하여 기대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넷째, 부모의 투사행위이다. 부모의 욕구를 자녀를 통해서 충족시키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인해서 부모는 자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 지 못하고, 부모의 가치기준에 의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적이 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가 없다.
3.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계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는
첫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과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잠재력 을 이해하는 것,
둘째, 나의 행동이나 판단의 기준이 되는 가치 관의 정립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이 두 가지가 다 부족한 형편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너무나 자신을 모르고, 관심도 기울이지 않 고, 자신을 망각한채 살아가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자 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인식하고, 이해할 학습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아울러서 학교에서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 법으로 개인의 특성과 잠재력을 발견해내는 도구를 갖추고 있지 도 않고, 전문가도 없으며, 관심도 없는 실정이다.
4. 왜곡된 직업의식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부정적인 가치관들은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유입되고 있어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이기주의적, 개인주 의적 성향과 요령 및 편법주의적 사고방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가치관은 직업관에게 까지 영향을 미쳐서 올바른 직업관 형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직업관을 보면 다음과 같다(이재창, 1994).
첫째, 일을 목적으로 보기 보다는 수단으로 여기는 견해이다. 직업을 갖는다든지 일을 하는 것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고 즐거 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돈을 벌거나 출세를 하기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를 갖게되면 자기의 취미나 적 성을 고려해서 직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다른 기준에 의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일 자체에서 얻는 의미나 즐거움을 맛볼 수 없 고 일은 고통스럽게만 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의해서 직업을 선택하게 되면, 외적인 목적에 따라 아무 일이나 하게되고, 또 수시로 직장을 옮겨다니게 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 되고 일 수행의 질적인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둘째, 일과 직업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어느 특정한 직업을 귀하게 여기고, 다른 직업은 천시하는 경향 이 강하다. 이러한 편견이 소위 인기학과와 인기 직업을 만들어 놓고 누구나 이를 선호하도록 부채질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이 나 적성, 흥미 등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인기학과나 인기 직 업만을 선택하여 인생 자체를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셋째,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들 수 있다. 요즈음은 조금 완화되기는 했지만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아직도 강하다. 여성이 할 일과 남성이 할 일을 구분하여 그 선택의 폭을 제한시 키고 있다. 이는 남성위주의 전통적 사회에서 형성된 성역할이 그대로 오늘날까지 전해내려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태 어나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 되는데 이러한 성역할의 고정관념이 가장 심하게 부각되는 것이 바로 직업세계라고 할 수 있다.
5. 일의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
진로를 선택하려면 우선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하며, 그리고 나서 자신의 특성에 적합한 일, 즉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를 알아야 한다. 우선 직업의 종류가 어떤 것이 있고 또 직업에 서 하는 일은 무엇이고, 그러한 직업을 갖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가 등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특성을 최대한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직업을 택해서 능률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 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정보가 미흡할 뿐 만 아니라 진로교육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지 않아서 학생들이 일의 세계에 대해서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현대사회의 특징은 다양성과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또 없어진다. 전문가에 의하면 현존하는 직업의 25%는 25년 전에는 없었던 것이며, 앞으 로 25년 후에는 현존하는 직업의 50% 이상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올바른 진로선택을 위해서는 급속한 사회의 변화에 따른 직업 세계에 대한 신속한 정보를 수집해서 그것을 기초로 진로를 결정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 이 자기 전공학과에 대해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무조건 입학 하고 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대학에 지원을 하게 된 다. 이러한 실정이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전 공 학과에 대해서 취미를 잃고 방황하게 하는 주 요인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학교에서의 진로지도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 은 제반 여건으로 인해서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해왔음을 살펴 보았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이러한 현실을 기초해서 특히 진로 지도가 취해야 할 실천방안을 살펴보고 진로교육 및 진로지도가 나아갈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Ⅲ. 진로지도의 기본방향
일찍이 직업교육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Sidney Marland는 "모든 교육은 진로교육이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Tolbert(1980)에 의하면 진로교육은 성인교육을 포함 하는 전체 교육체제를 개혁하는 한 방법이라고 했다. 따라서 진 로교육이 바로 교육이고 또한 교육개혁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개혁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이 시점에서 진로교육이야 말로 이러한 교육개혁의 방향이 되고 내용이 되며 또한 방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교육개혁은 바로 진로교육의 강화와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진 로교육과 진로지도가 이해되고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에 기초를 두고 앞으로 우리가 추진해야할 진로교육과 진로지 도의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대상의 포괄성 및 다양성
앞으로의 학교교육은 지금과 같이 같은 시기에 같은 전형방법 을 통해서 선발된 동질적인 집단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다 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학교교육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학교의 교육과정과 내용이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구성되어야 하고 아울러 진로교육과 진로지도 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학교의 진 로교육과 진로지도가 이들 다양한 대상을 다 포용하고 이들의 다 양한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더 이상 동질집단의 공통된 문제에 국한될 수 없는 것이다. 다양한 내용과 방법이 개발되어서 다양 한 학습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는 학교에 정식으로 등록된 정규학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 니다. 앞으로는 학교가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기관으로서의 역할 을 담당해야하기 때문에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거 주하는 지역사회 주민들까지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의 대상에 포함 해야 하는 것이다.
2.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의 연계성
교육의 모든 단계 즉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 학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가 연계를 가져야 한다. 지금은 진로 교육과 진로지도에 있어서 이러한 학교급간에 연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자료나 기록이 입시에 약간 반영되는 것 뿐이다. 진로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친 발달단계이다. 이런 의미에서 진 로라는 것은 연속적인 것이지 학교수준에 따라서 인위적으로 단 절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학습의 과정이 바로 진로교육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 는 그 전후 단계와 연계를 가져야 한다. 아울러 대학과정 이후 의 단계와도 연계가 되어야 한다.
3. 현장중심 진로교육 및 진로지도
지금까지의 교육은 대부분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학교의 교실이나 강의실이 유일한 학습의 장이었다. 그러 나 앞으로는 산학협동체계의 강화로 현장중심의 진로교육이 활성 화 되어야 한다. 특히 진로교육은 현장과 연계가 되어야지 그렇 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현장중심 진로교육 모형 (The Employer-Based ( Experience - Based) Career Education Model: EBCE ) 은 학교중심 진로교육모 형( The School-Based, Comprehensive Career Education Model ), 가정 지역사회중심 진로교육 모형(The Home /Community - Based Career Education Model), 농촌 거주지중심 진로교육모형 ( The Rural/Residential-Based Career Education Model) 등과 함께 진로교육 모형중의 하나이다(이재창, 1988). 이 모형은 지역사회가 학생들로 하여금 일의 세계에서의 경험 을 개별화할 기회를 제공하는 학습실험실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있는 은행, 박물관, 회사, 공사장, 공장, 병원, 교도소, 관청 등 각 정부기관이나 사회단체 또 기업체 등 의 각종 현장에서 성인들이 수행하는 일을 경험하며 동시에 학점 도 따게 된다. 이 모형의 본질은 개별적 업무, 개별적 계약, 작 업학습, 협동교육 등의 방법을 통해서 각 학생들로 하여금 경험 을 개별화하는 것이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 유스럽게 학교로 복귀하든지, 직업을 갖든지, 또는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가 되어서 이루어지는 현장중심의 교육체험이 되어야 한다.
4. 교육과정에 반영
학교의 교육과정에 진로교육과 진로지도가 반영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과정은 특정 교과를 가르치는 데 치중해왔 지 이를 진로교육의 측면에서 다룬 적은 없다. 지금 초·중등학 교에서 실시하려고 하는 필수과목의 축소 및 선택과목의 확대 그리고 각 대학마다 점차로 확대 실시되고 있는 학부제와 전공 학점수의 축소 및 선택과목의 증대 등은 학교에서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진로교육과 진로지도를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반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첫째, 교양과목에 독립된 교과로 다루는 방법이 있다. '나의 인 생설계'와 같은 독립된 교과를 개설해서 진로문제를 다루는 방법 이 있다. 둘째, 기존의 관련 교양교과에서 다루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교육학, 심리학, 등에서 진로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세째,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각 교과별로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활용하는 방법이다. 네째, 학교의 생활지도 프로그램으로 진로와 관련된 특별 프로 그램을 다룰 수도 있다. 이렇게 학교의 교육과정에나 특별 프 로그램에 진로교육과 진로지도가 반영되어야 한다.
5. 진로정보체제의 구축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진로정보를 잘 구 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초중등학교의 필수과목 축소 및 선 택과목 확대, 정보화 세계화 교육 강화, 수준별 교육과정, 그리 고 대학의 최소전공인정학점제, 시간제, 전 편입학의 허용, 학점 은행제도 등은 이들과 관련된 정보구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정보활동은 생활지도의 중요한 영역이 되며 특히 진로지도에서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현대사회는 정보사회이다. 개인이나 기업의 성패 그리고 국 가의 존폐가 급변하는 정보확보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 조직, 사회 나아가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폭증하는 정 보를 지체없이 수집해서 적절히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진 로교육과 진로지도는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영역보다도 크다. 일반적으로 정보활동은 크게 교육정보, 직업정보, 개인 사회 적정보 등으로 구분하는 데 이 중 특히 교육정보와 직업정보에 관한 내용을 잘 구축해야 한다.
교육정보(educational information)는 이수해야 할 교육과정, 특별과정, 입학요건과 학생생활에 관한 조건과 문제들을 포함하 는 현재와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교육과 훈련기회에 관한 타당하 고 유용한 자료를 의미한다. 즉 교육적 기회에 관한 모든 정 보, 이를테면 새로 입학한 학교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 학생들 이 선택한 여러 교과에 관한 정보, 장학금 및 기타 재정적 보조 에 관한 정보, 다른 학교와 학과에 관한 정보, 그리고 효과적인 학습방법 등에 관한 정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정보는 교육 개혁안이 전공필수를 줄이고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하 고, 전과와 편입학을 허용함에 따라 더 필요하게 된다. 직업정보(occupational information)는 직무와 취업에 필요한 자격요건, 작업조건, 보수, 승진유형,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의 인력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더 필요한 정보의 원천 등을 포함하 는 직위(positions), 직무(jobs), 직업(occupations)에 관한 타 당하고 유용한 자료를 의미한다. 즉 직업세계에 관한 다양한 정 보를 확보해서 학생들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다양한 형태로 구축되어야 한다. 인쇄매체는 물론 카셋트, 비디오, CD ROM title, PC통신, internet 등 다양 한 형태로 구축해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학교와 학교간, 학교와 다른 기관간에 서로 연계가 되어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Ⅳ. 발달단계에 따른 진로지도의 목표
진로를 발달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는 학자들은 Super, Ginzberg, Tiedman 등의 발달이론가들이며 이들은 인간 발달의 개념을 진로지도에 도입하여 진로발달을 개인의 전체 발 달의 한 측면으로 이해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진로교육을 학교교육과 연계시켜서 발달적인 측면에서 시도한 것이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중심 포괄적 진로교육 모형 (the School-based Comprehensive Career Education Model: CCEM)이다. 이 모형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교육 과정에 진로교육에 관한 주제를 주입시키도록 시도된 것이다. 이 모형은 전통적으로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제공되지 못했던 사고, 경험, 기술 등을 주입함으로써 안으로부터 교육체제의 방 향을 재정립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이 모형이 제시하는 교육 방향정립의 목적은 첫째로 학교 경 험을 통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진로 기회에 대해서 익숙하 게 하는 것,둘째로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학업기술, 사회적 발 달, 진로준비 등이 통합될 수 있는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 셋째 로 학생들로 하여금 진로계획을 위한 교육적 선택을 계속해서 인 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학교중심 모형은 진로지도와 진로교 육을 연결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이재창, 1988). 이 모형에 의하면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진로인식 (career awareness), 중학교에서는 진로탐색(career exploration), 고등학교에서는 진로준비(career preparation),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로정치(career placement)에 이르는 일련의 경험과정으로 진로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상담과 생활지도를 통해서 자 기인식과 진로인식을 발전시키고 의사결정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 지로발달 과정을 통해서 상담과 진로지 도의 기능이 중요하지만 특히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이동할 때에 진로지도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Clements(1977)는 5단계 진로교육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진로인식(career awareness, 유치원 - 초등학교 6학년), 진로탐 색(career exploration, 초등학교 6학년 - 고등학교 1학년), 진 로지향(career orientation, 중학교 1학년 - 고등학교 1학년), 진로준비(career preparation, 고등학교 1학년 - 고등학교 3학 년), 고등학교 졸업이후(postsecondary, 대학, 전문대학, 기술학 교 등) 단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각 학교급별로 진로 결정에 기초가 되는 진로교육 과 진로지도의 목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가 발달단계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하교, 그리고 대학교 등의 학교급별로 구분해서 진로교육과 진로지도를 논할 때 이중에서 어느 단계가 특히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 쉬운데, 사실 진로발달의 본질은 각 발달단계마다 성취해야 할 다른 요인 들이 있기때문에 이는 지속적인 인생의 발달단계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진로교육과 진로지도가 발달적인 과정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 프로그램은 지속적이고 누가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즉 한 교육 수준에서 학생이 성취한 결과는 다른 프로그램의 기초가 되 어야 하는 것이다.
1. 초등학교 진로지도의 목표
초등학교 연령수준에 해당하는 아동들은 Super(1953)의 진로 발달 단계에 의하면 환상기(fantasy substage, 4 - 10세)와 흥미 기(interest substage, 11 - 12세)에 해당한다. 즉 진로 결정에 있어서 욕구가 지배적이고 환상적인 역할연출이 중요하게 작용하 거나 (환상기), 아동의 취향이 개인의 목표와 활동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된다 (흥미기). 진로교육 단계에 의하면 초등학교는 진로인식(career awareness) 단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주로 자신에 대한 이해, 직업의 역할, 사회에서의 일이 갖는 역할과 의미, 사회적 행동, 그리고 책임있는 행동 등에 대해서 학습하고 경험하는 기 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학습활동과 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과 일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게 된다 (Zunker, 1990). 이 단계에서의 진로지도의 목표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Herr & Cramer, 1988). (1) 개인의 강점, 가치관, 흥미를 이해하는 것이 학업과 직업 선택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2) 장래의 목표를 현재에 계획하고 준비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3) 교육과 직업적 대안에서 요구되는 자격 요건들을 선택하 고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적 자질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 (4) 개인의 자아, 개인의 선택, 그리고 전 생애를 통한 계속 교육의 요구와 관련 속에서 변화의 암시를 고려하는 것. (5) 문제해결과 개인적 의사결정 기술 사이의 유사성을 이해 하는 것. (6) 앞으로의 학업과 직업 결정에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 공평 하고 참신한 기초를 개발하는 것. (7) 학교 학습이 인생을 탐색하고 준비하는 많은 기회로 구성 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8)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교과기술과 다른 교과목과의 관계,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미래의 학업과 직업 선택에 어떻게 활용되는가를 인식하는 것. (9) 사람을 다루는 일, 창의력을 발휘하는 일, 또 사물을 다 루는 일과 관련된 직업들을 구분하는 것. (10) 직업, 진로, 생활양식 등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 (11) 일이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게되는 목적을 기술하는 것. (12) 효과적인 여가선용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것. 한편 한국교육개발원(1982)은 진로지도의 목표를 다음과 ? 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자신의 소질과 흥미를 발전시킨다. 둘째, 지역사회의 각 산업체 및 여러 기관, 단체들이 하는 일 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모든 직업이 똑같이 소중함을 안다. 셋째, 직업의 중요성을 인식함으로써 장래 직업인으로서의 포 부를 갖는다. 앞에서 제시한 목표와 내용을 실현시키는 진로교육과 진로지 도의 방법은 우선 학생들의 발달특성을 고려해서 구성되어야 한다. 많은 추상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활동보다는 구체적 사례 중심의 활동, 사고 보다는 활동 위주의 방법, 교사가 중심이 되 는 활동보다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중학교 진로지도의 목표
중학교는 아동기에서 청소년기, 그리고 일반교육에서 세분화 된 교육으로의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중학생은 초등학생과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경험과 성장으로 시야가 넓어 졌고, 사춘기에 접어듦으로 해서 인생에 대한 지각의 변화를 가 져오게 된다. 중학교 시기는 전환기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탐 색을 하게 된다. 이러한 탐색의 과정을 통해서 가치관의 지속 성이 나타나게 된다(Perone, 1973). 이 시기는 또한 성차(sex difference)가 많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사회에서의 성역할과 역할기대가 선택하는 직업에 영향을 미치게된다. 이 시기는 성 장속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신체적, 지적, 정서적, 발달의 차이를 보인다. 즉 성숙수준의 차이를 보이는 시기이다. 중학교에서의 진로지도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Herr & Cramer, 1988).
첫째, 중학교는 초등학교의 구조적이고 일반적인 교육으로부 터 덜 구조적이고 좀 더 세분화된 중등교육으로의 전환을 경험하 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육적인 선택이나 자신의 특성을 탐색하는 데 있어서 좀 더 광범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둘째, 중학생들은 진로성숙, 흥미, 가치관, 태도에 있어서 좀 더 다양하고 광범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개인차를 포괄하고 반영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요구된다.
셋째, 중학교 시기에서는 남녀간의 성차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성차에서 오는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확정적인 직업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진 로지도를 통해서 이러한 결정이 정확하고 적절한 정보에 의해서 내려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중학생은 언어적이고 추상적인 행동을 학 수 있지만 구 체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탐색에 도움이 된 다.
다섯째, 중학생의 중요한 과업은 개인의 정체감 확립이다. 따라서 진로지도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감정, 욕 구, 불확실성 등을 교육적, 직업적 선택을 평가하는 기초로서 탐 색하도록 해야 한다. 중학교는 진로탐색(career exploration)의 시기로서 이 시기 에는 특히 직업에 대한 지식과 진로결정 기술을 확립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특히 자신과 일의 세계에 대한 기초 개념 과 기술의 개발, 그리고 진로, 의사결정 기술, 진로결정과 관련 된 다른 요인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Zunker, 1990).
중학교 진로지도의 목표를 Herr(1976)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 고 있다.
(1) 자신에대한 현실적인 이해. (2) 자신을 비롯한 교육적, 직업적 정보의 다양한 자료를 사 용하는 기술개발. (3) 고등학교와 그 이상의 수준에서 가능한 다양한 교육적 선 택과 이들의 본질과 목적, 후기 중등교육의 형태와 이들이 이끄 는 진로에 대한 이해. (4) 직업군을 필요한 교육의 양과 형태, 이러한 직업과 관련 된 내용, 도구, 장면, 생산, 서비스, 개인의 흥미와 가치관을 만 족시킬 수 있는 직업의 잠재력, 원하는 생활양식의 유형을 제공 할 수 있는 직업의 잠재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구분하는 것. (5) 조직에서의 생활과 연출되는 여러 가지 역할을 고려하는 것. (6) 일과 여가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 (7) 개인이 되고자 원하는 데 대한 개인적 책임을 지는 행동 적 암시를 고려하는 것. (8) 개인적으로 적합하고 광범위한 직업분야와 교육적 포부수 준을 밝히는 것. (9) 정확한 정보, 잠정적 진로목표, 정확한 자기 평가에 기초 한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 (10) 내려진 결정을 수행할 계획의 수립.
중학교에서의 진로지도의 목표는 또한 첫째, 자신의 적성과 능력의 이해, 둘째, 직업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함으로써 개인이 직업을 통해 사외에 공헌할 수 있음을 인식, 셋째, 다양한 직업 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자신의 진로를 잠정적으로 개척하는 것 등 이다 (한국교육개발원, 1982). 중학교에서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의 내용은 학생이 습득한 기술을 교육적, 직업적 목표에 연계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 과 흥미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평가를 하도록 해야 한 다. 초등학교 단계에서 시작된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더 발전시키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특성과 진로를 더 현실적으로 연 계시킬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중학교 진로교육에서 다루어져야 할 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Zunker, 1990). 첫째,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기술이다. 학생들이 의사결정 기술과 문제해결 기술을 학습함으로써 자신과 직업에 관한 모든 자료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둘째, 자아개념(self-concept)을 교육적, 직업적 목표와 연계 시키는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아상(self-image), 자기 존 중감(self-esteem), 그리고 자아 정체감 (self-identity)등에 대 해서 바른 이해를 하고 탐색하여 이들 자아개념과 진로선택과 관 계를 짓도록 한다. 셋째, 학생의 강점과 능력을 다루는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 금 자신들의 강점과 능력 즉 자신의 특성을 고려해서 앞으로의 진로계획을 수립하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즉, 자신의 강점과 약점, 자신의 일과 여가에 대한 선호, 자신의 직업에 대한 꿈 등과 직업과를 연계시켜 보는 것이다. 넷째, 직업탐색이다. 직업탐색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정 보매체를 통해서 직업유형, 직업요건, 직업분포, 앞으로의 고용 전망 등에 대해서 알아봄으로써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해서 올 바른 지식과 태도를 갖고 적절히 대처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학교에서의 진로교육 방법은 비교적 구체적이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과 직업세계를 탐색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과를 통해서 다루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 쇄매체나 시청각 매체, 시뮬레이션, 또 실질적인 현장 경험 등을 통해서 직업세계를 구체적으로 체험하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3. 고등학교 진로지도의 목표
고등학교 시기는 Ginzberg나 Super 같은 발달이론가들에 의하 면 잠정기(tentative substage)와 전환기(transititon substage)에 해당한다. 즉 개인의 욕구, 흥미, 능력, 가치관, 기회 등을 고려하여 잠정적인 진로 선택을 하게 되고 이러한 선 택이 환상, 논의, 교과, 일, 다른 경험 등을 통해서 시도된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현실적인 요인들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 에 진로계획은 계속해서 잠정적이다.
고등학교 단계는 일반적으로 진로준비(career preparation) 단계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앞으로의 직업수행에 필요한 지식 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적 직업적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특히 직업 수행에 필요한 기술, 직업윤리, 일과 관련된 사회적 심리적 요인, 직업과 관련된 흥미와 적성의 발견, 원하는 직업과 자신의 특성과의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일들이다. 고등학생들 의 진로와 관련된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많은 학생들에게는 고등학교가 형식교육의 마지막 단계 가 되기 때문에 진로 발달의 체계적 분석이나 촉진의 기회도 끝 나게 된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진로지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둘째, 고등학교에서의 진로지도는 단기, 중기, 그리고 졸업한 후의 장기적 교육적, 직업적 선택을 하도록 하는 구체적이고 포 괄적인 계획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계획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고등학생들의 성격과 이들의 목표의 다양성으로 인해서 고등학교에서의 진로지도는 학습습관, 인간관계, 진로 및 교육계 획, 직업탐색 기술, 면접기술 등을 다루는 상담과 발달적인 생 활지도 경험을 수반해야 한다.
넷째, 진로지도와 정치활동(placement services)을 어떻게 취 급할 것인가가 결정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같이 볼 것인가 다르게 볼 것인가? 즉 정치를 전 고교 과정에 대한 과정으로 볼 것이냐 또는 고3에만 해당하는 활동으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을 고 려해야 한다.
다섯째, 고등학생들은 진로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압력을 받게 된다. 진로지도는 이러한 압력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고등학생의 언어와 개념적 기술이 중학생보다 더 발 달했기 때문에 진로지도를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실시할 수 있 다.
일곱째, 고등학교 졸업후의 진로는 진학, 사회교육과 같은 다 른 형태의 교육, 취업, 입대 등 비교적 분명하기 때문에 이들 각 각의 장 단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고등학교 진로지도의 특성을 고려해서 Herr와 Cramer(1984)는 고등학교 진로지도의 목표를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학습하도록 돕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1) 학생들의 성취, 가치관, 선호, 교육적 포부, 직업적 선호 와의 관계를 보이는 것. (2)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필요한 기술에 있어서의 개인의 자 질을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의 기술을 강화할 계획을 발전시키는 것. (3) 진로계획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 (4) 적합한 과정을 택하거나 산학협동 또는 현직훈련 등을 통 해서 취업자격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 (5) 원하는 학교(전문대학, 대학, 직업학교 등)나 이들 프로 그램이 요구하는 형태의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중등교육 이후의 교육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 (6) 소비자로서의 생활에 적합한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 (7) 여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적합한 기술 개발. (8) 과정, 시간제 일, 특별활동 등에 있어서의 성취와 관련지 움으로써 원하는 진로에 대해서 체계적인 현실 검증을 하도록 하 는 것. (9) 원하는 진로가 가능하지 않으면 원하는 교육적, 직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을 탐색하도록 하는 것. (10) 고등학교 이후의 계속교육의 형태를 밝히고 원하는 진로 와 가장 관련이 있는 것들을 열거하는 것. (11) 진학할 학교나 취업할 기관의 원서 제출 절차, 시기 등에 대해서 알도록 하는 것. (12) 개인의 특성과 업적을 정확하게 사정해서 이를 이력서에 제시하고 면접에서도 제시하도록 하는 것. (13) 진로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는 것. (14) 진로계획을 이행하는 것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
한편 한국교육개발원(1982)에서 제시한 고등학교 진로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적성 및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수립한다. 둘째, 진학 또는 직업에 필요한 정보를 넓게 수집, 분석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 및 학교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준비한다. 셋째, 건전한 직업관 및 직업윤리를 형성한다(p. 14) 진로준비 단계인 고등학교에서는 특히 자기인식의 심화된 탐 색을 다루게 된다. 즉 학생들로 하여금 자아개념을 구체화 하 고, 자신의 적성, 흥미, 가치관, 선호하는 생활양식 등에 대해 서 좀 더 잘 인식하도록 조력해야 한다. 특히 의사결정 기술과 직업에 대한 지식 그리고 정치활동 등이 중요한 진로교육 내용이 된다.
이러한 내용을 Zunker(1990)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하 고 있다.
첫째, 의사결정 기술과 문제해결 기술을 심화하는 것이다. 졸업을 앞두고 진학과 취업에 따라서 나름대로 자기평가, 현실검 증, 동기 등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진로결정을 하도록 한다.
둘째, 직업세계에 대한 구체적 지식을 갖도록 한다. 직업분 류와 직업유형 등에 대한 직업정보에 대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익 숙하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인 직업에서의 작업내용, 작업환경, 작업요건, 보수, 전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 을 하도록 한다.
셋째, 직업윤리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는 방법과 기술 등에 대해서 학습해야 한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 또 동료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 이해하도록 한다.
넷째,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 이해하도록 한다. 즉 미래의 배우자, 부모, 시민 등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한 다.
다섯째, 개인의 생활 양식과 여가활동 등을 일과 어떻게 연계 를 시켜야 하는가에 대해서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취업에 대비해서 구체적인 취업활동에 임하도록 한 다.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활동 즉 구인광고를 활용하는 방 법, 이력서 작성하는 방법, 면접 방법 등 구체적인 취업방법을 다루어야 한다.
4. 대학 진로지도의 목표
대학생들에게 진로지도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발달단계상 이들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의 특성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한 Keniston(1971)은 대학생은 자신으로부터 사회에 서의 자신으로 정체가 전환이 되는 단계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욕구와 사회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긴장을 유발 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Erikson에 의하면 대학생은 아직 정체 위기와 역할혼미를 경험하는 단계에 있다.
이 두 사람들은 다 대학생들이 속한 발달단계가 역할정체(role identity)와 진로역 할(career role)을 포함한 미래의 역할 개입에 매우 중요한 시기 라고 한다. 대학단계에서의 진로지도와 관련해서 Tiedeman과 O'Hara(1963)는 사회에서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진로발달과 밀 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즉 개인이 결정을 내릴 때 사회의 요구와 개인의 요구를 통합해서 각자의 의미를 형성하게 되는데 진로정체(career identity)가 바로 이러한 전환의 주요 목표라고 한다.
대학재학중 이러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 사회에 진출하는 길로 통하는 다리를 놓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우리 나라 대학생들이 처한 상황이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에서의 진로지도는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모든 문제와 욕구를 다룰 수 있도록 포괄적이어야 한다(Herr & Cramer, 1988). 즉 여러 이론들이 제시하는 발달단계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개인적 환경적 요인 등, 또 우리 나라 대학생들이 처한 상 황들을 고려해서 진로지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V. 진로지도의 실천방안
앞에서 다룬 내용들과 진로지도의 발달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서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지도의 실천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 다.
1. 자기탐색과 자기이해에 대한 조력
우리가 진로계획을 세울 때 우선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 해서 아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 엇인지, 자신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자신의 적성과 흥미는 어떠 한지, 자신의 다른 심리적 특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올바른 진로선택을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진로지도에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학생들의 신체 적 조건, 적성, 흥미, 성격, 능력, 가치관, 역할 등에 대해서 정 확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여러 측면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인 식하도록 하는 자기탐색(self-exploration)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Sharf, 1992).
우선 표준화된 심리검사나 다른 진단방법을 통해서 학생의 특 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 개별상담, 집단상담, 집단지도 등을 통해서 자아를 발견하고 인식하도록 할 수 있다. 즉 가치관명 료화(values clarification) 프로그램이나 심성계발 프로그램 등 을 활용해서 자신의 가치관과 태도 등을 발견하고 이를 수용해서 자아정체감(ego identity)을 확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진로지도라는 것이 거의 활성화 되어있지 않고 고등학생들의 대학진학을 포함한 진로결정 은 자기자신의 정확한 탐색과 이해없이 대학합격 위주로 결정되 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한 뒤 자기전공에 만족 하지 못하고 가장 생산적으로 보내야할 대학생활을 불만과 회의, 절망 등으로 보내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로설정의 첫째 조건인 자신 의 탐색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대학에서 전 과와 전·편입학 등이 허용되고 최소전공인정학점제가 실시되면 대학에 진학한 다음에도 얼마든지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새 로운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전 단계에서 갖지 못했던 자기탐색의 기회를 대학생들에게 제공해서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2. 직업세계의 탐색
학생들이 자기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한 다음에는 자신이 종사 할 직업세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즉 직업과 관련된 정보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공학과에 대한 정보와 이해 없이 합격위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선 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뻔하다.
대학생들은 대부분 자기 전공과 관련된 직업세계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나마도 매우 제한되고 왜곡된 정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현대사회는 정보사회이다. 직업탐색이야말로 이러한 다양한 정 보를 확보하는 과정인 것이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직업세계의 변화가 급속한 때에는 직업정보야말로 성공적인 진로결정의 관건 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로 하여금 직업세계를 전체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전체적인 틀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전공과 직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특정한 직종의 장래전망은 어떤지, 선택한 분야에 가능한 진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로지도를 통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더 광범위한 직업세계를 인식하고, 각 직업과 관련된 발달단계, 성숙단계, 행위훈련, 보 상 등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고 교 육시켜야 한다. 즉 직업세계의 다양성과 복합성, 진로의 사회적 목표, 기능, 요구와의 관련성, 다양한 진로준비와 관련된 특성 들, 진로준비와 관련된 각 진로발달단계, 개인의 진로와 생활양 식과의 관계 등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조력해야 한다. 이는 개 인이 일의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선택하는 즉 자아인식을 하고 일의 세계를 이해해서 자신과 일의 세계를 연결짓는 진로정체 (career identity)의 확립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구축해야 하고 아울러 학생들로 하여금 필요한 직업정보를 찾도록 하는 진로정보 탐색활동을 장 려해야 할 것이다.
3. 정의적 측면의 강조
일반적으로 진로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들을 보면 적성 이나 지능과 같은 인지적(cognitive) 요인들에 치우친 경향을 보 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일의 성공적인 수행 및 능률 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진로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다 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성이 있다고 해서 꼭 일을 능률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일의 능률과 성공을 가져오려면 인지적 요인 뿐만 아니라 흥 미나 동기와 같은 정의적(affective) 요인도 같이 조화를 이루어 야 한다(이재창, 1995). 인지적 요인이 일의 능률과 관련이 있다 고 하면 정의적 요인은 일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그 일에 대 한 보람, 즐거움, 행복감 등을 가져다 주는 즉 일에 대한 의미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능력과 소질이 좀 모자라더라도 그 일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면 그 일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능력과 소질이 있는 사람이 흥미가 없어서 대충 하 는 것보다 훨씬 더 양질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천재는 1%의 영감(inspiration)과 99%의 땀 (perspiration)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땀을 흘리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의적 요인인 것이다. 적성이 있다고 해서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요인이 다행히 일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치 하게 되면 소질에다 동기유발까지 겸하게 되어 상승작용을 일으 키게 될 것이다.
요즈음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EQ(Emotional Quotient), 즉 감성지수도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성공요인이 아직까지는 IQ 즉 지능지수인 것으로 생각했으나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히려 EQ가 결정요 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EQ가 바로 정의적 요인인 것이다.
대학에서의 진로지도는 적성과 같은 인지적 요인의 발견뿐만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진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개발하고, 일과 직업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형성하고, 나아가서는 일을 통 해서 개인의 행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울러 적성은 있는데 동기유발이 되지 않아 사장되어 있는 적성에 흥미 를 갖도록 하는 노력도 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 의 정의적 요인을 탐색해서 발견하여 인지적 요인과 같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 형성
대학에서의 진로교육과 진로지도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학생들로 하여금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다. 이러한 직업의식은 어려서 이미 나름대로 형성되어 있지만 잘못되었거나 왜곡된 인식은 대학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일 즉 직업을 갖는 것을 생계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생계의 수단으로서의 일의 의미도 매우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욕구의 충족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만으로 직업 을 갖는다면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비참해질 것이다. 물론 일을 하는 것은 생계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러 한 일이 갖는 본래의 의미를 깨닫고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진로지도의 중요한 기능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일이 인간의 경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택 해지지만, 일은 급여를 받는 일이든 아니든 간에 좀 더 광범위한 개인의 사회적,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부가적인 잠재력을 가 지고 있다. 즉 다른 사람들과의 효과적인 상호작용, 개인의 존 엄성과 자신감, 어떤 업무나 기관과의 동일시, 그리고 전반적인 인간문제 등과 같은 부가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개인에게 훌륭한 직업이라는 것은 개인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직업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을 형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제시한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도록 해야 한다.
첫째, 일 자체를 목적이기 보다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일을 생계를 벌기 위한 수단, 출세를 하 기 위한 수단,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 등등으로 생각하는 경향 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개인이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그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즉 세계일주 여행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지만 마지못해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일이나 직업이 그 개인의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신의 일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기 쉽다. 왜냐하면 일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으므로 목적에 의미가 있는 것이 지 수단에서는 별로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일을 통한 개인의 자아정체감 확립이나 자기충족, 또 자아실현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신이 흥미가 있어서 또 즐거워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 즉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 만족하고 또 여기에서 의미 를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개인이 참여하는 일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찾게 된다.
이렇게 일 자체에서, 즉 목표를 달 성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일의 의미인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개인의 만족은 물론 생산성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개인이 사회에 기여하는 결과도 되는 것이 다.
둘째, 직업 자체에 대한 편견을 버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특정 직업은 귀히 여기고 어떤 직업은 매우 천시하는 경향 이 농후하다. 이러한 편견이 소위 대학의 인기학과나 사회의 인 기직업을 창출해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특성이 나 능력은 무시한 채 소위 인기직종에 몰리다 보니 고용의 불균 형상태가 발생한다. 우리가 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면 소 위 인기직업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게 된다. 특히 현대사회에 서는 모든 직업이 다 제각기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직업이든 개인에게 적합한 것이면 누구나 다 그 분야에서 성취감과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해야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직업은 여성에게, 또 다른 직업은 남성에게만 적합한 것으로 못을 박아놓는 경향이 농후하다. 이 는 남성위주의 전통적 사회에서 형성된 성역할이 그대로 오늘날 까지 전해 내려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사회 화 과정을 거치면서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되는데 이러 한 성역할의 고정관념이 가장 심각하게 부각되는 것이 바로 직 업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의 교육 기회 증대,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성에 대한 구별이 약화되는 추세이다. 청소년의 진로지도는 이상과 같은 직업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버리고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을 형성하도록 해야한다.
5. 의사결정 기술의 증진
진로지도가 마지막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진로결정이라 고 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 그리 고 자신의 직업관과 가치관 등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진로를 선 택하게 되는 의사결정(decision-making)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기에 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아 무리 좋은 자료를 가지고 있어도 요리기술이 없으면 음식을 제대 로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이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적절히 활용해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의사결정 기술 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올바른 진로결정을 하기 어렵다. 진로를 결정하는 일은 개인의 일생을 통해서 성취해야 할 가 장 중요한 과업 가운데 하나이다. 진로선택의 결과에 따라서 우 리 생활의 대부분이 영향을 받고 있다. 즉 능력발휘의 기회, 거 주지, 친구유형, 사회경제적 지위, 가치관, 태도, 정신 및 신체 적 건강, 가족간의 관계 등 생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받게 된 다(Tolbert, 1980). 따라서 진로선택은 개인이 내려야 할 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 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결정이 매우 불 합리한 과정을 거쳐서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즉 자신에 대한 이해없이, 또 일의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편견에 의해 서, 부모의 요구에 의해서,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 또 다른 외적 인 욕구를 추구하다가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내린 결정의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기 보다는 불만을 갖게되고 아울러 많은 부작용을 낳게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진로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기술(decision-making skills)을 증진시키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Gelatt(1962)은 상담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학생들로 하여금 훌륭한 결정 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가정하고 결정은 결과만 가지 고 평가할 것이 아니고 결정을 내리게 되는 과정에 의해서 평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Tolbert(1980)도 진로상담과 진로지 도의 목표가 학생들로 하여금 직업적 교육적 계획을 수립하고 결 정을 내리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많은 진로발달에 관한 이론도 사실은 의사결정에 초점을 두고 있고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Zunker, 1990). 따 라서 진로지도는 학생들의 진로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초점을 두고 의사결정 기술을 증진시키도록 조력해야 한다.
6. 취업지도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진로를 선택한 다음에는 실 제로 그 직업을 갖는 것으로 일단락을 짓게 된다. 즉 진로결정 이 결과로 실현되는 것이 바로 취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 서 진로지도는 체계적인 취업지도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히 중등학교에서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취업지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이다. 그러나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와 달리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는 특히 취업지도가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 다.
반면에 대학의 진로지도는 취업지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취업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취업지도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대학의 취업정보센터나 취업보도부에서 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각 기관의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제 일을 알선하는 정도에 국 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각 학교급별로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취업지도가 필 요하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비진학 청소년이나 근로청 소년들에 대한 취업지도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렇게 비진학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직업에 제대로 취 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취업지도를 실시해야 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전공이나 특성 등에 적합한 직업을 찾는 일에서부터 입사 원서 및 이력서 작성법, 그리고 면접방법 까지 다 포함이 된다. 이러한 취업지도는 열린교육사회와 평생학습사회의 이념과 더불 어 다양한 단계에 속해있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직업적응 기술의 증진
우리가 현명한 진로결정을 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특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우리가 하는 일에 잘 적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진로지도나 진로상담 을 보면 진로적응보다는 진로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 한 현상은 Frank Parsons 이래 진로지도와 진로상담에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즉 진로선택이 Parsons가 주장하듯이 일시적 사 건이 아니고 종단적 과정이고, 특히 현대의 진로유형은 일생을 통한 다수의 선택으로 구성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로선택 보 다는 선택한 진로에서 일을 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만 진로결정에 비해서 실제 작업현장에 관한 문제 즉 직업적응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Hershenson, 1996).
우리가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진로선택을 하려 고 하는 이유는 바로 직업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 다. 그리고 선택은 일시적이지만 선택한 직업에서는 장시간 일 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적응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앞에서도 지적한 것과 같이 매우 소홀하게 다루어온 감이 있다. 직업적응에는 두 가지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 즉 일을 하는 당사자가 갖는 만족감(satisfaction)과 개인의 업무수행에 대해 서 갖는 고용주의 만족감(satisfactoriness)이다.
개인의 만족 감은 일을 통해서 충족되는 개인의 욕구와 요구라고 할 수 있 다. 반면에 고용주의 만족감은 개인에게 부과된 일의 수행의 정 도, 특히 상급자가 평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만족은 직업적 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직율, 결석율, 일에 대한 권태, 일에 대한 헌신, 근로자의 사기, 근로자의 생산 성 등으로 나타난다(Sharf, 1992). 개인의 능력, 가치관, 성격유형, 흥미 등이 적업적응과 밀접 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진로지도는 이러한 요인들과 직업적응 과를 잘 연계시켜서 학생들로 하여금 선택한 진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Ⅵ. 결론
진로를 선택하는 일은 개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의 형성과 더불어 중요한 발달과업을 성취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현명한 진로선택은 가장 중요한 발 달과업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에 대한 진로지도가 활 성화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교육적 사회적인 여건으로 인해서 학교의 진로지도가 제대로 실효를 거 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내용적으로 진로교육과 청소년의 진로지도의 활성화를 위한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근간으로 하는 구체적인 세부방안 역시 모색되어서 장차 열린교육사회와 평생학습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점차 다가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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