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살

I. 정의

* Durkheim(1897)은 그의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낳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희생자 자신이 행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행위로 부터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초래되는 죽음을 자살이라고 정의함.

Durheim(1897)의 정의를 요약하면 ;

1) 행위주도자의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행위를 주도하는 것

2) 의도자의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행위를 의도하는 것

3) 자기 파멸을 의도하는 것

4) 의지의 상실

5) 위주도자의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행위를 주도하게 하는 죽고자 하는 동기

6) 행위자가 그의 행동과 객관적인 죽음의 상태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알고 있는 것

7) 자신의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행위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행위자의 결심의 중앙통합의 정도

8) 행위주도자의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행위를 주도하려는 결심의 확고성 또는 지속성의 정도

9) 죽음을 초래하는 행위의 효율성의 정도 등이다.

* 1973년 대영백과 사전에 의하면 자살이란 자신에 위해를 가하여 스스로 생명을 끊고자 하는 인간의 행동이라고 정의함.

II. 분류

*듈겐(Durkheim, 1897)

1.이기적 자살(egoistic suicide)

2.이타적 자살(aitruistic suicide)

3.무통제적 자살(anomic suicide)

*슈나이드만(Schneidman, 1968)

1.이기적 자살(egoistic suicide)

2.이기적 자살(dyadic suicide)

3.무산적 자살(ageneratic suicide)

*베클러(Baechler, 1975)

1.도피적 자살(escapist)

2.공격적 자살(aggressive)

3.헌신적 자살(oblative)

4.놀이적 자살(ludic)

* 미국의사협회와 미국정신의학협회

1.이성적 자살(rational)

2.반응적 자살(Reaction)

3.복수적 자살(Vengeful)

4.조작적 자살(Manipulative)

5.정신병적 자살(Psychotic)

6.과실적 자살(Accidental)

III. 자살의 공통점

실제 자살은 일반적인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여기서 언급한 공통적이란 의미는 대부분의 자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의미에서 공통적이란 어휘에 유의하기 바란다.

1. 자살의 목적은 해결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2. 자살의 목표는 의식의 단절이다.

3. 자살의 자극은 참을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이다.

4. 자살의 압박은(stressor) 심리적 고통이다.

5. 자살의 정서는 절망감과 무력감이다.

6. 자살의 내적인 태도는 양가감정(ambivalence)이다.

7. 자살의 인지상태는 감축되어 있다.

8. 자살의 행동은 도피다.

9. 자살의 대인관계적 행위는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10. 자살은 평생동안 여러가지 고난을 극복해 온 어떤 수단과 항상 병행하는 것이다.

IV. 역학

자살은 인간의 10대 사인의 하나로 지구상에서 매일 약 1천명씩 자살하여 1년에 50만 여명이 자살로 인생을 끝낸다고 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1985년에 28.500명이 자살 하였으며, 자살기도는 자살한 수 보다 8~10배에 달한다. 그러나 사망원인이 불분명한 사고사, 만성적 자살, 기타 등을 고려한다면 자살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1970~1980년 사이에 미국에서는 매 20분마다 한 사람씩 자살을 하며 230,000명이 자살하였다. 그 기간동안 전체 자살률은 비교적 일정하여 1970년 인구 10만명당 11,6명이고, 1980년에 11.9명이었고, 1985년에 12.5명이었다. 근년에 미국에서 자살은 제 8번째 사인으로 나타나 있다.

세계적인 자살률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약 중위권 정도에 속하며, 인구 10만명당 25명 이상인 국가는 스칸디나비나, 스위스, 서독, 오스트리아, 일본 등이며, 인구 10만명당 10명 미만인 국가는 스페인, 이태리, 이집트, 네덜란드 등이다.

한국은 경제기획원 통계에 의하면 1981년 인구 10만명당 20.6명으로 10대 사인중 제 9위이며, 1981년 김일순 등이 보고한 강화지역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연 44.6명으로 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되어 있다(표1).

성별로 자살을 보면 대체로 남자가 2∼4배 많으며, 남자가 자살의 약 70%, 여자가 약 70%, 여자가 약 30%이다. 그러나 자살기도는 여자가 남자에 2∼4배 많다.

연령별 자살의 분포를 보면 1982년, 1983년 경제기획원 통계에 의하면 14∼24세 사이가 전체의 32.6%(1982), 29.74(1983)으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25∼34세 사이로 각각 22.5%(1982), 22.96%(1983)로 높다. 미국에서는 1970∼1980년 사이 15∼24세 사이의 자살은 전체 자살의 약 40%를 차지하며 사망원인중 사고사, 타살사에 이어 3번째가 자살로 인한 사망으로 심각한 문제로 생각된다.

계절별로는 외국이나 한국 공히 봄, 가을에 자살이 많은데 그중 봄에 더 많다. 한국과 미국은 특히 늦은 봄부터 초여름에 많다. 겨울 특히 12월에는 적다.

사회계층별로 보면 미국은 상류에서, 유럽은 극상류, 극하류의 양단에서, 한국은 상류에 많다는 일부 보고도 있으나 대다수는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농촌과 도시간의 자살률에 관한 상반되는 보고가 많으나 경제기획원 조사에 의하면 1981∼1983년 사이에 도시보다 농촌에 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남.

결혼 상태별 자살률을 보면 결혼한 사람은 자살률이 10만명당 11명이나, 혼자 살거나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결혼한 사람에 거의 배나 된다. 결혼은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경우보다는 결혼을 했다가 혼자된 경우에 현저히 높다. 특히 과부인 경우보다 홀아비의 겨우 월등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종교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천주교 신자들이 개신교 신자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자살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살 방법에 대한 보고를 보면 민간인에 총기소지가 가능한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총기자살이 가장 많아 약 반을 차지하며, 그 다음에 가스나 음독으로 자살이다. 남자의 경우는 여자들에 비해 죽음이 좀 더 확실한 방법을 택해 총기, 목매어달기, 투신자살 등을 한다. 여자는 대개 음독자살을 택한다. 총기소지가 금지된 모든 나라에서는 자살방법으로 음독이 압도적으로 많다. 음독에 사용되는 약물은 서양의 경우 1960년대에는 barbiturate계 약물이 으뜸이었다가 근래에는 향정신성 약물이 많다. 한국에서는 과거에는 양잿물, 금계랍(quinine)이 주로 사용되었고 근년에는 수면제, 향정신성 약물, 농약, 쥐약, cyanide 등이 사용된다.

직업별로 자살과의 관계를 보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에 자살이 높으며 특히 의사들에게 자살이 많으며 그중에서도 정신과의사에 가장 자살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다음이 안과의사, 마취과의사의 순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도 점차 평균화되어가는 경향이다. 특별히 자살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음악가, 치과의사, 법을 집행하는 관리들, 법관, 보험회사직원 등이다.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직업이 있는 경우보다 더 자살이 많다. 경제적 침체나 하향기와 직장을 많이 해고하는 시기에 자살률이 높으며, 전쟁시나 고용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자살률이 감소한다. 죄수나 포로 등에 자살률이 높으며 특히 면회오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 높다.

신체적 건강과 자살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자살한 사람의 약 32%가 죽기전 6개월 이내의 변 치료를 받은 바 있으며, 자살한 사람의 약 70%는 한번 이상의 급성 질환을 앓은 바 있으며, 죽을 당시 거의 대부분은 만성 질병을 갖고 있었다. 자살기도자의 경우를 보면 3분의 1 이상에서 그들은 급성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으며, 90% 이상이 그 질병에 영향을 받아 자살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위험한 경우는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들이다.

신체적 질병이 자살이나 자살기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운동성의 상실이며, 특히 그로인해 직장을 잃거나 운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그 의미와 관계되는 신체적 손상, 그 다음 참을 수 없는 동통이며, 간접적인 영향은 질병으로 인한 동료나 직장의 상실이다.

때때로 약물 등도 우울증을 초래한다. reserpine, corticcosteroid, propranol 가타 항암제 등과 같은 약물을 투여시 그렇다.

정신건강과 자살과의 관계를 보며 자살이나 자살기도를 한 사람의 약 95%가 정신병으로 진단을 받고 있다. 그중 우울증이 약 80%, 정신분열증이 10%, 그리고 기타 치매 또는 섬망상태 5%이다. 일반적으로 자살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정신장애는 주정중독, 약물남용,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이다.

자살기도는 성공적 자살의 약 8배나 되며 단연 여자에게 많아 약 70%나 되며 특히 젊은 층에 많다. 자살 기도자의 1%가 결국 자살로 생명을 잃게 되며 약 30%가 다시 자살기도를 하게 된다. 대개 두번째 자살기도는 첫 기도 후 3개월 이내에 하게 된다.

Ⅴ. 원인

1. 사회학적 견지

Durkheim은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집단에서 그를 따뜻히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시사하였다. 그리고 그는 개인이 사회집단과의 결속에서 끊겨나온 결과 생기는 사회심리적 고립현상을 anomic 라 하면서 이 아노미현상이 자살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자살유형을 들었다.

이기적 자살(egoistic suicide) : 어느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에 융화하는 정도가 부족한 경우에 오는 것으로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신분열증 편집형이나, 분열성 성격, 경제성 상태, 만성 정신분열증, 우울증과 같은 상태와 관계가 있겠다.

이타적 자살(altruistic suicide) :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와 지나치게 결속된 나머지 그 사회를 위해 자기를 희생할 심정으로 자살하는 것으로 전쟁터의 육탄돌격대와 같은 것이다.

무통제적 자살(anomic suicide) : 사회에 대한 개인의 적응이 돌연히 차단되거나 와해된 경우에 오는 것으로 가정이 파탄되었을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외에도 사회학적 접근은 Halwachs의 사회의 복잡성 정도와 자살, Cavan 등의 사회해체와 자살, Henry 와 Short 의 사회적 지위와 자살, Gibbs 와 Martin 의 지위통합과 자살과의 관계, Douglas 의 자살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이론, Porterfieid 의 세속화와 자살, Dublin 의 bunzel 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반응과 자살에 대한 이론 등과 같은 것들이 있다.

2. 심리적 요인

Freud 는 1917년 그의 논문 "애도와 우울"에서 자살이란 공격성을 외부로부터 자기자신에게로 돌릴 때 온다고 하였다.

Menninger 는 "자신에 대항하는 사람" 이란 저서에서 자살을 Freud 의 죽음의 본능이 자신에게 향하는 Thanatos 의 개념을 기술하면서 타인에 대한 분노에서 야기되는 전도된 타살, 즉 후굴된 살인 retroflexed murder 로 보았다.

Fenichel 은 나를 학대하는 초자아 superego 로부터 야기되는 죄책감의 긴장이 자살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함.

G. Schneidman 과 Farbeerow 는 정신역동적 측면에서 자살을 다음과 같이 4형태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① 보다 좋은 삶의 방법으로써 자살을 하는 환자들

② 정신병의 망상이나 환각을 충족키 위해 자살을 하는 환자들

③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살하는 환자들

④ 노쇠한 환자들의 자살로 그들에게는 자살을 일종이 구제로 받아들인다.

기타 자살의 징벌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때 속죄의 뜻으로 일어난다고 보는 이론도 있으며, 이미 저승에 간 사랑하는 사함과의 재결합을 위해 자살을 한다는 이론, 다른 사람을 벌주기 위함 등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또한 자살의 정신역동에서 중요한 가치관의 상실을 빼놓을 수가 없다.

3. 생물학적 요인

자살과 유전적 요인이 관계가 있다고 보는 보고가 있으나 유전적 요인이 자살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살과 관계가 있는 정동장애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가 안다.

생화학적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중 자살기도를 한 집단에서 serotonin 결핍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총기나 뛰어내리기와 같은 강렬한 방법으로 자살기도를 한 집단이 덜 강렬한 방법으로 기도한 집단에서 보다 뇌척수액에서 5-HIAA치가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 뇌실의 확장과, 뇌파상 이상소견이 자살환자의 관계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혈소판에서 monoamine oxidase 의 치가 낮은 사람에서 8배나 자살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Ⅵ. 자살가능성의 판단

인간의 생명은 일단 죽고나면 끝나는 것이다.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하더라도 죽고난 사람을 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자살의 여러가지 연구도 궁극적으로는 자살을 사전에 어떻게 예방하는냐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임상의들은 정확한 검사로 자살위험 환자를 평가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겠다. 자살의 위험이 가장 높은 요인들과 관계되는 가장 많은 요인들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임상의들은 항상 정신의학적 검사시 자살관념에 관한 질문을 해야 하며, 특히 우울증인 환자의 경우 꼭 해야 한다. 죽음에 관한 사고를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게 좋다. 죽고 싶다는 의향을 경고한 환자의 10명중 8명은 결국 자살로 생명을 끊게 된다. 약 50%의 환자는 그가 죽기를 원한다고 명확히 이야기를 하며, 만약 환자가 행동으로 옮길 계획이 서 있을 경우 위험한 징조이다. 만약 환자가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다가 조용해지거나 차분해지면 불길한 징조이다. 임상의들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표 3)

Ⅶ.환자의 치료와 관리

여기에서 논하는 환자란 자살이 위험시되는 환자를 뜻하며 자살이 사회적, 심리적, 생물학적 기타 여러 각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면 치료적인 측면도 또한 간단하지가 않다. 그러나 정신의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측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살위험성이 있을 때 입원치료를 할 것인가, 통원치료를 할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그의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충동적 행위나 자살계획 같은 게 있을 때는 입원시켜서 치료해야 한다. 입원치료시에는 24시간 임상전문가가 있어야하며, 만약 통원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그의 집이나 직장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는게 좋다. 만약 위험한 징후가 보이나 환자가 입원을 거부할 경우는 그들 가족에게 24시간 잘 간호하도록 책임을 지워주는게 좋다.

E. Schneidman은 자살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예방하는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권하고 있다.

①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을 조정하여 심리적인 고통을 감소시켜 준다.

② 환자의 호소가 정당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③ 죽는 길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는가를 제시해 준다.

많은 정신과의사들은 환자가 치명도를 고려하지 않고 자살기도를 한 경우는 타의 입원시키는 것이 좋다고 믿는다. 입원하여서는 환자의 사내여하에 따라 항우울제, 전기치료, 정신치료, 가족치료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입원함으로써 병원으로부터 안정감이나 사회적 지주감을 얻을 수도 있다.

특히 자살의 위험성이 있는 우울증 환자가 회복기에 자살위험이 특별히 높은데 유의를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입원치료 기간에도 자살의 가능성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외국의 경우 병원에 입원되어 치료받는 환자의 1%에서 자살이 일어나며, 정신과병원 입원환자의 0.003%에서 자살이 일어난다고 한다.

지역사회조직이 아직 우리나라에는 체계화되어 있니 못한 점이 문제점이다. 몇몇 자원봉사단체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전화", "생명의 전화" 가 있기는 하나 미국과 같이 체계화된 지역사회 자살예방책이 아쉽다. 물론 이러한 자살예방센터의 역할로 자살률이 얼마나 감소하였는지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그러한 활동으로 자살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이 입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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