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런 옷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그 사람은 왜 그런 옷을 입을까?' 이러한 의문은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대수롭지 않게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 마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단서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연구를 통해서도 검증된
것이라면 내 주변 사람들의 옷입는 스타일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옷 입는 스타일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파악한다거나 그들의
현재 심리상태 또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감지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의상심리학'으로 뷸리우는 이러한 정보는 타인이 가지고 있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혹은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내담자가 평소에 입는 옷과 액세서리들 혹은 평소에는 하지 않았지만 그 날 입은 옷과
액세서리는 그의 성격, 취향, 감정 등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1. 옷
비음성적
의사소통 중 옷을 입은 결과로 나타나는 외모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세가지 기능을 갖는다(Ekman & Friesen,
1969).
첫째, 의사소통적 기능으로서 모종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특정한 옷을 입을 때이다.
둘째, 정보적 기능으로서 옷이 어떤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는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각자에게 옷 입은 사람에 대한 어떤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
셋째, 상호작용적 기능으로서 옷이 지각자에게 영향을 주고 그것에 의해서 다시 옷 입은 사람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Stone(1962) 역시 외모가 정체성, 가치, 기분 그리고 태도를 나타내는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사용하여 무엇을 전달하는지 밝혀낼 수 있다면 외모는 그 사람의 내면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풍부한 정보원이 될 것이다. 외모
중에서 특히 옷은 비교적 쉽게 드러나고, 선택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그 사람의 여러 가지 특징을 전달하기 쉽다. 특히 옷의 색깔은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 뿐 아니라 그때의 감정 상태 등 여러 가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때로는 사람들의 옷색깔이 한 나라의
경제를 반영해, 경기가 좋을 때는 밝고 깨끗하고 명쾌한 색깔이 득세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검정과 회색 및 어두운 색깔이
유행한다.
다음으로 각각의 색깔이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검은색 우울,
슬픔, 상처, 죄악의 색을 의미해 상복으로 사용되거나 정치적, 경제적 미래가 불확실할 때 유행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자동차의 색은 검은 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하고 밝은 색으로 바뀌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잘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빨강색 사랑과 분노의 색이며 갑작스러운 위험 신호이기도 하다. 생리학적으로 붉은색을
보면 우리의 호흡과 심장 박동이 뛰고 뇌파수가 달라지며 혈압이 오르면서 어떤 즉각적인 행동을 준비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스페인
투우사의 빨간 망토는 소를 흥분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중을 흥분시키고 있는 것이다. 빨강색은 또한 힘과 공격을 나타내기도 해서 비관적인
사람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힘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견해가 서구의 입장이라면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빨강색이 귀신을 물리치는
색으로서 결혼 의상으로 사용되며 충성과 지위의 높음을 나타내는 색으로서 고위 관리의 의상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3)
흰색 자신의 지위나 부유함을 나타내고 싶거나 튀고 싶을 때 입는다. 또한 흰색은 섬세함과 유익함을 주고, 청순함과
고상함을 주기 때문에 의사들의 가운으로 사용된다.
(4) 분홍색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창의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이다. 또한 낭만적이며 여성적이고 어머니 같은 색이다. 분홍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사람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부드럽고 다정 다감한 사람이다.
(5) 노랑색 젊음, 희망, 즐거움을 주는 색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뇌를
자극하여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색으로서 사람의 맥박을 빨라지게 하며, 초조하게 걱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노랑색은 119, 소방차,
청소부, 구조 대원, 우치원 어린이 등이 입는 희망적인 색이기도 하다.
(6) 파랑색 사랑 받는 색이다. 신뢰와
의지, 지혜와 영혼을 나타내며 사후 세계를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의 두뇌를 진정시키는 색이기 때문에 파랑색을 입으면 파랑색을 입으면
서로간에 긴장이 풀리며 대화가 자연스러워진다.
(7) 회색 겸손하고 점잖거나 다른 사람의 눈에 드러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좋아한다. 따라서 회색은 경계선에서 양다리를 걸친 채 타협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회색만을 입으면
창백한 분위기를 만들기 ㄸ문에, 이럴 때는 분홍색이나 빨강색으로 악센트를 주어야 한다. 회색은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걱정스러움을 갖고
있을 때 입은 분위기를 내지만,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기품을 발산하며 강력한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8)자주색 꿈과 영혼, 창의성과 열정을 상징하는 색깔로서 예술가나 철학자들이 즐겨입는 색상이다. 또한
지위가 높다는 것을 암시하는 색깔로 유대인의 역사에서도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한 사람은 한결같이 자주색을 좋아했다. 그러나 상담자가
이런 색상을 입을 경우 내담자가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9) 주황색 활력이 넘치는
색이다. 주황색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뭐라든 신경 쓰지 않는다. 또한 이 색을 좋아하는 여성은 따뜻하고 활기찬 성격으로
사교성이 많고 시원스런 성격이다. 한편 언제나 한가지 색깔만을 주로 입는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거나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Ryan(1966)은 고등학교 학생들과 대학교 학생들의 색깔과 재질에 대한 반응을 연구한 결과,
재질(texture)이나 옷의 스타일보다 색깔이 개인의 기분에 영향을 더 준다고 지각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결과적으로 색깔과 정서는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갈색이나 검정색은 우울과 포기를 나타내고, 파랑색이나 초록색은 협조와 민감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Compton(1962)은 밝은 색깔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성격 측정치 중 사회성의 점수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성격에 따라서 즐겨 입는 옷도 달라진다. 즉 폐쇄적인 사람은 타이트하게 입고, 비밀이 많고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꽉 끼는
옷을 주로 입는다. 안정된 사람은 정상적인 옷을 입지만, 반면에 불안정한 사람은 평범한 스타일을 거부하고 디자인이 독특한 옷을 입는데
강한 느낌의 옷감보다 색깔과 무늬를 중요시하며 유행을 쫓는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체크무늬와 박스형 정장을 좋아하고, 청색과
녹색을 선호한다. 그러나 내향적인 사람은 실크 소재의 부드러운 드레스, 블라우스, 원피스를 좋아하고, 꽃무늬, 점무늬, 붉은 색
계통을 좋아한다.
드레시한 옷은 타인 의존적이며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고 대담한 옷은 성실하지 못하지만 매력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처럼 이처럼 옷의 색깔과 형태는 보는 사람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직종에 따라 그에 걸맞는
다른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먼저 사회복지사, 의료업, 교직, 상담자 등 봉사하는 일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편안한 옷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무관심하거나 위압적인 인상보다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입고 있는 옷을 통해서 나는 당신을 판단하거나 위협하거나 명령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 즉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옷을 통해 상대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함께 해결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드러운 옷감, 부담없는 색깔, 재켓은 가능하면 헐렁한 것이 좋다. 이처럼 외적인
옷을 통해서는 중요하지만 내면적으로 특히, 사회복지사와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과 진실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남을 돕고자 하는 사람이 자주 짜증이 난다든가, 미움과 저주가 든다든가, 큰소리를 치고 싶다든가 하는 마음이 자주 들 때
자기 자신이 진정 사회사업 기관에 종사할 자격이 있나 심각하게 생가해 볼 필요가 있다. 그에게는 인간에 대한 존중감, 내담자와의
진실된 만남, 타인의 세계에 대한 존중감, 그 사람의 어떤 세계나 어떤 행동이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진실된 만남으로 어떤
형태로든 열성을 포기하지 말고 인간적인 면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 내담자는 반복적 인간적 거부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 시험장에서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 색상이 좋고, 뉴스 진행자는 공신력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 보수적인
스타일이 좋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유행하는 패션과는 관계없이 항상 부드러운 모직과 색상이 너무 화려하지 않으며
꽃과 구름 무늬가 있는 옷에, 머리는 직장 여성보다는 좀더 길고 단정해 보이는 컷이 보편적이다. 영업직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인상을 깊이 심어줄 수 있는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위아래를 한벌이 아닌 다른
색이나 재질로 맞추어 입는 것이 좋다.
Eickson과 Sirgy(1985)는 미국 대학에 근무하는 교수와 직원
39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사업가 유형의 옷(businesslike clothes)을 입는다는 것을
벌견했다.
Compton(1962)은 사교적인 젊은 여성은 강한 색의 옷을 선택한다는 발견했으며, 옷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확신이 없고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즉 자기확신이 높을수록 좋은 인상을 형성하기
위해서 옷에 의존하는 성향이 적다. 한편 Snyder(1979)는 상황에 맞추려고 애쓰는 사람들과 자신의 본래 모습을 유지하려는
두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분류하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지니려고 하는 사람일수록 개성을 표현하는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패션 감각도 더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Davis & Lennon, 1985 ; Solomon &
Schopler, 1982).
느슨하고 편안한 옷을 입는 사람은 보통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고 자신에 대해서도 편안하게
느낀다. 그들은 협조적이고, 낙관적이며, 적응적인 사람이다. 몸에 꼭 맞고 편하지 않은 옷은 불안, 긴장, 열등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옷이 매우 많은데도 불구하고 또 옷을 사고, 유행이 바뀌면 새 옷을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 옷을 사지 않고 오래된 옷을 계속해서 입는 사람은 성격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에 따라서 옷 입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연구가 있다. University of Carolina의 Margaret
Rucker의 연구(1982)에 따르면 체크 무늬 셔츠는 엔지니어나 심리학 전공자들이 흔히 입으며, 멜빵 바지는 동물 과학 전공자들이
주로 입고, 정장은 미술과 의상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입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에 대한 모종의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서 입을 옷을 선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Von Beyer(1981) 등은 면접을 앞둔 여성들의 경우 면접관이
보수적인 여성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보다 여성적인 옷과 장신구를 선택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사람들은 특정 집단의
성원임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어떤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서 유니폼을 입기도 한다. 의사의 유니폼은 사회적인
거리감을 주기도 하지만, 환자에게 자신이 의학 분야의 전문가임을 알리는 데 필요한 도구 중의 하나이다. 은행원과 행정가의 공식적인
옷은 그들이 지닌 지위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 주고, 종교인의 흰색 옷은 신에 대한 헌신과 세상과의 분리를
보여준다.
또한 Ress, Williams, Giles(1974) 등은 역할 행동이 동등했을 경우 케쥬얼한 옷을 입었을
때보다는 전문가다운 옷을 입었을 때 더 전문가답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상담 장면에서도 상담자가 입는 옷은
전문가로서의 상담자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의복 상담 전문가인 Mally는
대중에게 신뢰감과 그 밖의 다른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옷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사람들이
외모에 근거해서 인상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여학생들에게 과학시간에 같은 실험실에서 실험할 파트너를 고르게 했을 때
여학생들은 머리가 긴 남학생은 호기심이 많을 것이며, 너무 깔끔한 옷차림을 한 학생은 자신에 대해서 확신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 결과 여학생들은 '아주 평범한' 옷을 입는 학생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Molloy(1975, 1977)는
성공을 원한다면 남자인 경우 양복과 넥타이, 여자인 경우 짙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Green과 Giles(1973)는
넥타이를 매면 주위로부터 더 많은 동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Forsythe, Drake와 Hogan(1985)은
중견 간부직에 응시한 여성 응시자의 비디오 테이프를 면접관에게 보여주고 평가하게 한 결과, 면접관들은 힘 있고, 자신감 있으며,
다이나믹하고 공격적이며, 액간 남자다운 옷을 입은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한 Harp, Stretch(1985)의
연구에 따르면 기상 예보관이 간편한 옷을 입었을 때보다는 보수적인 옷을 입었을 때 더 신뢰성이 있어 보이고 뉴스도 더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한편,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사회적 반응일 달라지기도 한다.
Sissons(1971)는 'Paddington역 실험'에서 한 배우로 하여금 페딩톤 역을 맡게 한 후 지나는 80명의 사람들에게
하이드 공원으로 가는 길을 물어 보게 하였다. 그들 중 반수는 중상류층 사람처럼 옷을 입고 길을 물어 보았고, 나머지 반수는
노동자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길을 물어 보았다. 질문하는 장면은 녹화와 녹음을 하였고, 길을 가르쳐 준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후에
실시된 면접을 통해 알아내었다. 분석 결과 중류 계층과 중류 계층이 만난 경우(즉, 중류층의 옷을 입고 중류층 사람에게 길을
물어 본 경우)는 다른 세가지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두 사람은 쉽게 친해졌고, 더 오래 얘기했으며, 길을 가르쳐 준 사람은 더 많이
웃었고, 면접도 부드럽게 끝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실험을 하기 위해서 옷을 말끔히/더럽게 입고, 또한 정중하게/정중하지 않게 입고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였다. 이때 말끔하고 정중하게 옷을 입은 사람이 더 많은 도움이나 협조를 받아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말끔하게 옷 입은 사람이 빨간불에서 건널목을 건너면 그런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이 건넜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따라왔다(Lefkowit, Blake, & Matas, 1971).
어떤 의복을 선택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학습된다. Stone(1970)은 아이들이 세 단계를 거쳐 옷 입는 방식이 길러진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놀이
전(pre-play) 단계에서는 엄마가 골라 준 옷을 입고 둘째, 놀이(play) 단계에서는 관습에 따라 옷을 입는다. 셋째,
게임(game) 단계에서는 동료들이 좋아하는 옷을 입는데 그 옷은 집단성원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의 정체감을 보여준다. 따라서
청소년들처럼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은 보통 동료집단의 다른 성원들과 똑같은 옷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청소년들이 점점 더 성숙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줄어들고 심미적 혹은 경제적인 가치에 더 많은 고려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옷을 통해 자신만이 가진 개성을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2.
액세서리
옷과 마찬가지로 액세서리는 착용자의 여러 가지 개성과 함께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흔히
사용되는 액세서리는 안경, 화장, 신발 등이 있다. 먼저 안경은 지능, 근면성, 의존성, 경제적인 정직성과 같은 특성들과 관련되어
연구되어 왔다(Manz & Lueck, 1968 ; Thornton, 1944). 안경과 매력도의 관계를 탐구한 연구에서는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쓰지 않을 때에 바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Terry & Kroger, 1976).
Hamid(1968)는 화장을 하지 않은 채 안경을 쓴 여성은 보수적이며 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후에
피험자들은 그 모델이 안경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은 피험자들이 안경을 단서로 선택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장을 하고 머리를 잘 손질한 여성에 대하여 더
매력적이고, 더 재미있으며, 더 사교적이고, 더 진실하다고 평가하였다(Graham & Jouhar, 1980 ; Hamid,
1972).또한 McKeachie(1952)는 립스틱을 바른 여성과 10분 동안 면담한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면접자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은 여성보다는 립스틱을 바른 여성을 더 생기있다고 판단하지만 남자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말이 많고, 불안해
보이고, 덜 양심적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더욱이 일하는 장면에서는 여성이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으며,
장신구를 하지 않았을 때 상사에게 더 적절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Cash, 1985).
또한 Graham과 Furnham(1981)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 효과는 낮보다는 밤에 영향을 더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Hamid(1968)는 남자 대학생들이 잡지에 나오는 여자가 화장을 하고 밝은 옷을 입고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 세련되고 매력적이지만, 비도덕적일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결과는 나중에 실제 모델을 통해 검증했을 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특히 남자 평가자들은 이러한 특징의 여성을 '한번 보고는 싶지만 함께 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Hamid, 1972).
Cash와 Cash(1982)는 여성들에게 화장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신을 상상해보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여성들은 화장을 했을 때 스스로를 더 자신감 있고, 사교적이라고 느꼈고
사회적인 불안도 덜 느낀다고 보고했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의 체중이나 신체의 어떤 부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의식이 높을 때 화장을
하는 경향이 많았다.
한편 Bonnie Smith는 연구를 통해서 옷보다 신발이 어떤 사람의 특징을 더 잘 드러내 준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들의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굽낮은 신발과 샌들을 신는 여성 말을 조심스럽게 하고 겸손한 경향이 있다, 그들은
기성 질서에 순응하는 경향이 많고, 자신이 알려지거나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2) 상표의 신발만을
신는 사람들 단순함을 좋아하지만 주목도 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서 수용되기를 원하며, 불안정한
경향이 있다.
(3) 무늬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발목에 끈이 있는 구두를 신는 사람들호기심이 많고 주목받거나 특이한
것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3. 맺는 말
지금까지 비음성언어 중 옷이나 악세서리를 통해 상대방의
성격,취향, 감정, 상태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담은 전문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이유는 전문적인 교육이 각 교육기관이나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그들이 사회에서 상담자로서 일하는 영역도 전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오래 전부터 사회상담에서 중요한 몫을 해온 전화상담기관의 자원봉사 상담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들이 비록 단기간의 교육을 받고, 비교적 덜 전문적인 방법으로 상담에 임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화상담은 우리 사회의
구석진 그늘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구로서 상담자로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화상담은 특히, 위기를 맞고 있는 내담자나
자살의 벼랑에 선 사람들을 구하기도 했으며, 심리적 충격으로 위기에 봉착한 사람이나 외로움으로 인생의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위로와
안정과 희망을 주기도 했다. 자원 봉사자가 하는 일 자체는 이와 같이 중요한 일이다 (김계현, 1996). 우리가 전화
자원봉사자의 역할을 좀더 의미있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자원봉사자가 외로운 이들의 말없는 친구가
되어줄 때 옷차림과 액세서리의 비음성적인 채널을 통한 접근은 그들이 발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법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결과로 언젠가 사회상담에서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보다 큰 몫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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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llan Pease(정현숙 역)!1991). "바디랭귀지". 사랑의 전화 출판부. 박경석,
김계현(1993). "전화상담의 이론과 실제". 서울:삼원. Alison Lurie(유태순 역)(1986). "의복의 언어(의상
사회심리)".
서울:경춘사. 강혜원(1995). "의상 사회심리학".
서울:교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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