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 및 약물 중독 치료

I. 서 론

"나는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고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술을 마시게 되고 집에서도 피곤하면 한 잔씩 마시곤 했지요." "저는 절대 마약중독자 같은 것은 안돼요. 그냥 호기심에 친구들하고 장난삼아 하는거예요." "저의 친정아버지가 술을 엄청 많이 마셨어요. 그래서 결혼상대자만은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선택하려 했는데..... " 이런 내담자들의 고백을 필자가 미국의 알코올 및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치료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상담을 통해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내용들이다.

이와같은 예들은 우리가 가볍게 보아 넘길수도 있는 술, 담배, 약물 등의 문제가 우리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정까지도 파괴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은 약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한 번 중독될 경우 알코올이나 약물에 대한 의존성으로 인하여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 학자들은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는 불가능하며 설사 그들이 알코올이나 약물사용을 중단할 경우라도 그들을 완치자라고 하지 않고 회복기에 있는 중독자(recovery)로 칭하여 언제든지 중독자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은 중독자 개인의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고통을 넘어서 그 개인이 속한 가족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다른 가족원의 역기능을 유발하여 중독자와 유사한 특성을 나타내도록 만든다. 또한 중독자들은 강도, 강간, 폭행 등 다양한 유형의 범죄에 직접 혹은 간접으로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하게 한다. 그러므로 한 개인의 알코올 및 약물중독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족 및 사회 전체의 나아가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알코올 및 약물중독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전문가들의 통합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하며, 중독자 가족 또한 그 치유대상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알코올 및 약물중독을 에방하기 위하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계몽 및 교육이 필요하며, 이미 발생한 경우 중독자에 대한 치료 및 재활대책이 중요하고 중독의 조기발견 및 치료가 요청되며, 정부차원에서 알코올 및 약물중독에 대한 거시적이고 정책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

본 글의 목적은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전반적인 소개를 통하여 중독에 대한 지식 함양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예방책에 대한 논의로 끝을 맺고자 한다.

II. 알코올 및 약물남용의 현황

현실적으로 우리가 약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하며 그 조사 방법이나 응답자의 태도에 따라서 알코올 및 약물남용의 현황을 파악하는데 약간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본 글에서는 한국청소년학회(1993)의 통계자료를 기본으로 사용하였는데 그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 :

(1) 술은 남녀간의 경험율의 격차가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는 여성의 알코올 사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에 따른 문제점(알코올 태아증후군)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최초의 사용 연령이 저 연령화 추세이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꾸준히 경험하고 있는 추세이다.

(2) 담배는 남자는 감소하고 여자와 중고등학생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상습적인 사용이 두드러진다.

(3)각성제(타이밍, 에스나인, 나이드루에스, 레코닌 등)는 학년이 증가함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여자 고등학생들이 남자 고등학생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다.

(4) 흡입제(본드, 가스)는 대체로 감소추세에 있다. 가스보다는 본드를 많이 사용하여 남자는 14세 전후, 여자는 16세 전후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5) 대마초의 경우 1988년이후 정부의 집중 단속의 결과로 비교적 1989년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이후부터는 감소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III. 중독의 정의 및 용어해설

중독(Addiction)이란 1980년대 이후 통용된 용어로써, 약물의 사용에 대한 강박적 집착,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조절불능, 해로운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강박적 사용등의 상태를 의미한다(김경빈,1993). 이러한 개념 정의로 중독을 이해하게 되면 사람들은 술(알코올 중독 Alcoholic),이나 약물(Drug addiction)이외에도 음식(거식증 Bulimia or Anorexia), 사랑(Love), 관계(Relationship), 일(Workcoholic) 등에도 중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본 글에서는 알코올 및 약물중독에 한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중독에 관한 연구논문들을 보면 중독을 의미하는 말로써 다양한 용어들이 사용됨을 알 수 있다. 그 용어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1) 오용(Misuse)이란 의학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의사의 처방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거나 처방된 약을 제대로 또는 지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2) 의존(Dependence)은 내성, 금단증상, 사용중단 시도나 사용량 감소 노력의 실패, 사용하기 이전에 생각했었던 사용시간이나 용량을 초과해서 사용하기, 사용과 관련된 많은 시간의 소모, 직업, 사회, 취미등에서의 손해, 사용해서는 안되는 신체적 그리고 심리적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기의 일곱가지 증상들 중 세개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DSM-IV).

(3) 남용(Abuse)이란 의존에서 열거한 일곱가지 증상들 중 두개가 해당되거나,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위험 상황에서 사용할 경우, 건강이나 직업 및 사회생활 등에 해로움이 있을 경우를 의미한다(DSM-IV).

(4) 내성(Tolerence)은 원하는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약물의 용량이 올라가거나, 용량이 내려가는 경우(역 내성). 마지막으로,

(5) 금단 증상은 알코올이나 약물을 사용하다가 중단하면 견디기 어려운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혈압이나 맥박이 빨라지고, 떨림증, 식은 땀, 불안증, 기타 여러 통증이나 불편감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IV.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합병증

인간에게 습관성이나 중독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중추신경흥분제로써 약물의 성질상 뇌신경 세포의 기능을 흥분시키는 약물이며 카페인(커피, 콜라 등), 니코틴(담배), 암페타민(필로폰), 코카인(미국 및 유럽의 마약)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중추신경억제제로써 약물의 특성상 뇌신경 세포의 기능을 억제시키는 약물이며, 알코올(술), 아편계열(아편, 몰핀, 헤로인 등), 흡입제(본드, 부탄가스, 신나 등),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환각제가 있는데 이는 뇌신경세포 기능을 흥분시키기도 하고 억제시키기도 하는 약물로써 대마초(마리화나)나 LSD 등이 있다.

이와같은 습관성이나 중독성을 유발시키는 약물에 중독될 경우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의학적 합병증(medical complication)*, 정신과적 합병증(psychological and mental complication)*, 그리고 가족질병(family disease)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중에서 가족질병은 합병증이라기 보다는 중독자를 가족원으로 가진 가족이 중독자가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혹은 은폐하기 위해 가족 나름대로의 심리적 적응을 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건강치 못한 적응방법을 습득하게 됨으로써 나타나게 되는 가족의 역기능을 의미한다. 가족질병은 알코올 및 약물중독을 연구하는데 핵심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의학적 및 정신과적 합병증과 분리하여 다루고자 한다.

1. 의학적 합병증(Medical Complication)

1) 면역기능의 저하

약물로 인해 인체에서는 평소의 신경전도 물질수급 조절 능력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장애는 외부의 세균 및 여러 병원균과 싸우는 면역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며, 이로 인해 사소한 염증이 크게 번지기도 하며 회복이 늦어지기도 한다.

2) 약물의 투여방법에 따른 합병증

약물투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합병증에는 서로 차이가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첫째, 호흡기를 통해 약물(본드, 부탄가스, 대마초)을 사용할 경우 축농증, 코뼈의 뚫어짐, 만성 기관지염, 만성 패쇄성 호흡기 질환, 폐염, 폐결핵 등의 합병증을 유발시킨다.

둘째, 근육주사나 혈관 주사를 이용할 때 주사기를 여러 사람이 공유함에 따라 전염성 질환에 잘 이환된다. 약물중독자들 사이에서는 간염 및 후천성면역결핍증이 잘 이환되게 된다.

셋째, 약물을 주사기로 투입할 경우 위생 수칙을 잘 지키지 못해 생기는 합병증으로는 폐염, 정맥염, 심장내막염, 혈전증, 피부염 등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약물사용에 따른 기타 의학적 합병증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간경화, 췌장염, 당뇨병, 고혈압, 중풍, 암, 성불구, 수태능력장애, 기형아 출산 등을 들 수 있다.

2. 정신과적 합병증(Psychological and Mental Complication)

약물중독에 따른 정신과적 합병증은 여러가지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우울증 및 자살 유형, 불안발작 유형, 그리고 약물로 인한 정신병)으로 분류하여 합병증을 알아보고자 한다.

1) 우울증 및 자살

약물은 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도 물질에 영향을 주어 기분의 변화를 초래시킨다. 약 기운이 있는 동안에는 기분이 좋으나 약 기운이 떨어지면 좋았던 기분 그 이상으로 기분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만성적으로 되풀이되면 기분을 조절해 주는 신경전도 물질의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만성적 결핍 상태가 되며, 그 결과로서 우울증이 생기게 된다. 덧붙여 이러한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자살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고 직접 자살을 시도해 보기도 한다.

2) 불안발작(급성 공황 발작)

약물을 사용할 경우 불안 발작이나 공황 발작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증상을 보면 매사가 불안해져 안절부절 못하며, 한 자리에 계속해서 앉아있을 수 없고, 곧 심장이 멎거나 호흡이 정지될 것 같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발작이 우연히 일상생활 중에 오게되면 그 불안이 더 가중되어 이차적으로 그 일상사마저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발작이 생겼을 경우 이차적으로 다시는 밀폐된 공간에는 들어가지 않으려는 경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3) 약물로 인한 정신병

히로뽕이나 코케인 등은 피해망상을 아주 잘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량의 약물사용시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이 약물들을 사용하게 되면 뇌에서 도파민 등의 신경전도 물질이 급상승해 기분이 좋아지며, 바로 이 물질때문에 의심증, 피해망상 등의 정신분열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까지는 히로뽕과 코케인이 정신병 증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과 미국의 본드 및 부탄가스 사용 청소년들 또는 청년들에게서도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증상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물로 인한 정신병 증상은 대부분 약 기운이 떨어져감에 따라 함께 사라지지만, 이러한 현상이 되풀이될 경우 일부의 사람에게서는 정신분열 증상이 잔류하여 상당기간을 정신분열로 고통을 받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정신분열 증상이 평생 고착되는 경우도 있다.

V. 알코올 및 약물중독 가족체계

알코올 및 약물중독은 한 개인에게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으로 악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중독자가 속한 가족 전체에도 심각한 악 영향을 주게 된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자들은 중독증상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이러한 크고 작은 실수로 인해 가족전체는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경제적 손해를 입게 된다. 살고 있는 한 가족들은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족원들 나름대로의 심리적 적응을 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적응유형은 중독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들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역기능적이다.

이와같이 알코올 및 약물중독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며 그로 인해 가족질병(family disease)이 발생하며, 알코올 및 약물중독으로 인해 전형적인 역기능적 알코올중독 가족체계 또는 약물중독 가족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중독 가족체계는 가족 전체가 알코올이나 약물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가족원 모두가 실제로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 중독자로 인해서 가족원 전체가 중독자의 특성들을 나타내면서 가족전체가 역기능적으로 운영된다는 의미이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 가족체계에서 나타나는 역기능적인 적응방법 중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공동 의존 형태(co-dependence)를 들 수 있다. 공동 의존이란 단적으로 자아를 잃어버리는 심리적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공동 의존 형태를 나타내는 사람을 공동 의존자라고 하는데 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1) 공동 의존자들은 경계선(boundary)에 대한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즉, 자신이 수행, 책임져야 할 영역과 중독자가 수행, 책임져야 할 영역에 대한 경계 구분이 명확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공동 의존자들은 중독자가 아무런 걱정없이 중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2) 공동 의존자들은 자신의 가치를 남을 도와주는 것과 연관시킨다. 즉, 공동 의존자들은 다른 사람의 필요성과 요구에 과도한 신경을 쓰며, 당사자 자신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소홀히 하면서 많은 고통과 역기능을 겪게 된다. 이들은 자기자신을 무시한채 주변의 여러사람이나 중요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집착하게 된다.

(3) 공동 의존자들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자기자신을 희생한다. 비록 자신이 중독자로 인해 고통과 괴로움을 당한다 할지라도 자신이 인내함으로써 가족이 평화롭게 된다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4) 공동 의존자들은 죄책감과 수치감을 항상 느낀다. 이들은 중독자가 중독이 된것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여 죄책감을 느끼며 중독자에 대한 사회적인 눈 때문에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5) 공동 의존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한다. 이들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 표현을 억제하며 중독자의 감정에만 신경을 쓰며 중독자에게 가지고 있는 분노와 두려움에 대한 감정을 억제한다.

(6) 공동 의존자들은 모든 사건들에 대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즉, 가족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이들이 진다. 비록 사건의 부정적 결과가 중독자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도 자신의 부주의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중독자가 폭력을 사용했을 경우 자신이 중독자를 자극하거나 잘못했기 때문에 폭력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7) 공동 의존자들은 타인이 자기자신을 모욕하고 부당하게 대우하도록 허락한다. 그들은 항상 자기자신을 비하하고 자기 학대적 경향이 있기 때문에 타인이 혹은 중독자가 자신을 모욕하고 폭력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당연스럽게 수용하다.

이러한 특징을 나타내는 공동 의존자들의 기본 형태는 순교자(enabler), 영웅(hero), 문제아(scapegoat), 잊혀진 아이(lost child), 그리고 어릿광대(mascot)로 나타난다. 다섯 유형의 공동 의존자 기본 형태를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먼저, 순교자의 역할은 가족에서 부부관계일 경우 중독이 아닌 배우자가, 부모 자녀일 경우는 부모 또는 자녀(자녀일 경우 장남이나 장녀)가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순교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의 특성을 보면 (1) 수치감과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으며, (2)중독자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3) 중독자로부터 다른 가족원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4) 정신적, 심리적 고통이 두통이나 몸살 등 신체적인 병으로 나타나고, (5)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둘째, 영웅의 역할로서 이는 대부분 장남이나 장녀가 수행을 하게 되며, 그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1) 자신이 하는 일에 - 아무리 타인이 잘한다 할지라도 - 만족을 느끼지 못하며, (2) 학교나 또래 집단에서 항상 인기가 있고 우등생이나 특기생으로 활동하고, (3)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4) 타인에 대한 불신감과 폐쇄성이 짙으며, (5) 중독자를 자신의 배우자로 선택할 확률이 높다.

셋째, 문제아의 역할은 가족에서 문제를 유발시키는 자녀가 수행을 하게 되며, 그 특성은 (1) 모든 가치 기준을 또래 집단에 기초하고 모든 의사결정이 또래 집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2) 가족원 중에서 고통을 많이 당하는데 이러한 고통은 가족원이나 사회로부터 버림(rejection) 받았다는 느낌과 그로 인한 외로움(loneliness)에 의해 생긴다. (3) 자기 중심적이고, 비협조적이며, 반발심이 강하다. (4) 중독 가정의 경우 가족의 문제 근원이 중독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아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중독 문제를 회피하는 구실을 제공한다.

넷째, 잊혀진 아이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녀는 대부분 중간 자녀이며, 그 특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 (1) 항상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2) 가족내에서 자신은 중요한 존재가 아니며 자신에게 전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3) 항상 외로움을 느끼고, 수줍어하며, 가족내의 문제들을 회피하려고 한다. (4) 가족내에서 자신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며, 대부분 많은 시간을 자신의 방에서 몽상(daydreaming)이나 혼자 놀거나, 책을 읽거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취미를 추구하면서 동물인형이나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 그들과 특별한 우정을 나눈다.

마지막으로, 어릿광대의 역할은 대부분 막내 자녀가 수행하며, 그 특성을 보면 (1) 가족내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기 때문에 항상 두려움에 시달리고, (2) 주위의 시선 집중에 관심이 많으며, 시선을 끌기 위해 말이 많고 농담을 잘하며, 남을 웃기기를 잘한다. 또한 (3) 극도로 활동적(hyperactivity)이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주의 집중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지진아(slow-learner)로 취급받을 때가 많다.

결론적으로 중독가정은 이와 같은 가족원들의 역할 수행으로 다른 일반 가정과 구별되는 특정한 가정환경을 나타내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족간의 응집력과 적응력이 결여되어 있고, 부부간에 또는 부모 자녀간에 역할전이(role reversal)가 발생하며, 가족행사때 중독자로 인해 그 행사가 방해를 받게 되거나 긴장을 유발시키고, 가족내에 신체적, 언어적 폭력이나 성적폭력 그리고 배우자 및 자녀학대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VI. 알코올 및 약물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한 치료 방안

알코올 및 약물중독자를 위한 치료기관에서는 중독을 하나의 질병이라 간주하며, 치료자들은 중독자 자신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치료기관이나 상담소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가족원이나 직장 동료들의 중개로 인하여 도움을 받으로 온다. 만약 중독자 자신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청하러 올 경우에는 대부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상당히 손상을 입은 경우로써 완전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일 경우가 많다. 이렇게 도움을 청하러 왔을 때 치료자나 상담자가 중독자와 그 가족을 도와주는 과정을 전문적 개입(professional intervention), 상담, 또는 치료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적 개입이 중독자나 그 가족이 회복되어 다시 일반적인 기능 가족으로 돌아가도록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다. 분명한 것은 전문가의 지도하에 효과적인 보조 프로그램이 함께 한다면, 그리고 중독자와 그 가족이 도움을 받고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전문가적 개입은 성공한다고 본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한 치료방법은 다양하며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분류될 수 있다. 그 범주를 보면 개인 면접 상담(Individual Counseling), 가족상담(Family counseling), 집단상담(Group counseling), 그리고 자조집단(Self support Group)이다. 중독자와 그 가족의 상태에 따라서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고 몇가지 방법을 동시에 선택하여 이행할 수도 있다.

많은 치료자들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중독자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전문가적 상담을 받으면서 동시에 자조집단에 속해 있을 경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독자만 치료할 경우 구성원들의 무지로 인해 다시 중독자로 만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알코올 및 약물중독에 있어서 가족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