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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이형득
약력	계명 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경북 대학교 대학원 교육심리(MA) 미국 Eden Theological Seminary 목회상담(D.Min.) 미국 Saint Louis University 카운슬러 교육(Ph.D.) 현재 계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저서	『상담심리학』『인간관계훈련과 실제』『집단상담의 실제』『조력기술의 훈련과 실제』 외 다수

집단상담은 작은 수의 비교적 정상인들이 한 두 사람의 전문가의 지도아래 집단 혹은 상호관계성의 역할을 토대로 하여 신뢰롭고 수용적인 분위기속에서 개인의 태도와 행동의 변화 혹은 한층 높은 수준의 개인의 성장발달 및 인간관계 발달의 능력을 촉진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역동적 대인관계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내용 대 과정의 차이 : 토의집단은 보통 해결해야 할 일거리,즉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모이며, 집단토의란 이 과제해결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 그러나 상담집단은 결과적으로는 "자기성장","자기 이해의 증진","인간관계의 개선, 발전" 등이 실현되었을지라도 이들은 집단과정의 부산물이지 그 자체가 상담집단에서 취급되는 내용 또는 주제는 아니다. 그러니까 토의집단에서 토의될 내용을 중시하나 상담집단에서는 내용보다는 집단의 과정을 더 강조한다. 그래서 상담집단에서는 형식적인 결론도 , 내려져야만 할 결론도 , 그리고 형식적인 목표도 없다. 이런 점에서 상담집단은 가족집단과 같은 일차적 비형식적, 정서적 집단의 성격을 띠고 있다.

2)양극성 대 통일성: 토의집단은 그 성격상 필연적으로 갑,을 양측 혹은 몇 갈래의 분파가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결국은 승패 혹은 옳고 그름의 시비를 가리게 된다. 그러나 상담집단에서는 각 개인의 감정과 사고는 주관적인 견지에서 그때 그때 모두가 의미있는 것으로 수용되기 때문에 상반된 의견들이 허용될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장려되기 때문에 한층 높은 차원에서의 통일성을 이룩하게 된다.

3)형식성 대 자발성: 토의 집단에서는 상반된 의견이 용납될 수 없기 때문에 흔히 강한 정서적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와 같은 정서적 반응이 과제 해결을 위한 토의 진행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규칙과 질서를 창조해야 하므로 형식적이 되기 쉽다. 그러나 상담집단은 공동의 결의나 토론의 승패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형식이 필요없으며 시종 집단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강조점을 두게 된다.

4)객관성(사실)대 주관성(감정): 토의집단에서는 주로 사실(facts)을 취급한다. 토의는 항상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집단상담은 주관적인 측면을 더 강조한다. 상담집단에서는 개인의 감정표현을 조장하며 "나" 와 "너"의 상호관계에 역점을 둔다. 집단토의에서는 지적 영역의 발달에 치중하나 집단상담 과정에서는 감정과 정서, 창의성과 상상력, 인간이해과 인간관계 등과 관련되는 정적 영역에 더욱 치중한다.

5)제한성 대 솔직성: 정한 목적을 향하여 토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토의 집단의 회원은 언행에 항시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상담집단에서는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정이 주된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에 성원이 방어적인 태도나 자기 합리화를 기할 필요성도 없으며 오히려 개인은 감정과 사고를 솔직히 그대로 표현하도록 격려된다. 따라서 성원은 고정된 역할놀이를 하기 보다는 순간 순간의 내적인 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자기를 그대로 표현하며 행동하게 된다.

6)지도성의 차이:토의집단에서는 형식에 다른 지도자의 역할이 있고 지도자는 목적달성을 위하여 토의를 인도하고 집단을 총제하나 상담집단에서 전혀 지도자가 하여야 할 형식상 정해진 역할은 없고 오히려 자신의 언행을 통하여 집단의 분위기를 자유롭게 조성하는 것으로 족하다.

집단상담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하여 집단지도 및 집단치료와의 차이에 대한 몇몇 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기로 하자.Maher(1971)는 비록 집단지도, 집단상담, 집단치료 사이에는 상당한 공통점도 없지 않으나 이 세가지는 분명히 구별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집단지도는 주로 정보제공을 포함한 교육적 경험의 내용을 주제로 취급한다. 학교 장면에서는 집단지도는 성인들의 생각에 학생들이 알아야만 된다고 인정되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취급되는 주제들이 집단상담에서도 취급될 수는 있으나 집단지도에서는 정보제공의 모든 책임이 주로 교사에게 있다. 집단상담의 중심은 어떤 주제가 아니고 구성원 개개인 자체이다. 그리고 집단상담의 주목적은 집단지도에서 처럼 행동 일반의 변화에 대한 정보제공이 아니라 성원 개개인의 실제적 행동의 변화이다. 집단치료에서는 무의식적 동기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피상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때문에 치료의 과정은 수개월 혹은 수년간에 결쳐서 진행될 수 있다. 집단상담은 정상인의 발달적 문제를 주로 취급하나 집단치료는 보다 심각한 성격장애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Burk와 Pate(1970)는 집단지도를 교사나 상담자가 학생집단에게 학교와 관련된 문제들에 관한 필요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 주는 하나의 방법절차로 보고 있다. 그에 의하면 때로는 학급수업과 혼동될 수도 있으나 집단지도에서는 전통적 교과목과 관련된 학습과제에 보다는 개개인에게 직접 관계되는 정보제공에 더 치중한다. 집단상담은 상담자가 정상범주에 속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소집단에서 성원들의 자기이해, 자기수용, 그리고 본질적인 발달과업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노력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리고 집단치료는 일상적으로 훈련된 전문가가 정신적 장애를 일으킨 내담자들의 성격구조의 교정을 위하여 노력하는 하나의 방법절차로서 집단상담에 비하여 비교적 현재나 미래에 보다는 과거에 더 강조점을 두고 있다.

Hewer(1968)에 의하면 집단지도는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직접적이고 인지적인 과정이고, 집단상담은 자기이해의 증진, 태도의 변화 및 직업 선책과 관련하여 일어나기 쉬운 갈등들을 취굽하는 과정이며, 집단 치료는 보다 깊은 수준의 성격구조의 변화에 관여하는 과정이다.

Ohlesn(1970)은 집단 상담을 심한 정서적 문제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적 경험으로 전제한 다음 학교 상담자를 위해서는 집단상담이 집단지도에서 구별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그에 의하면 보통으로 학교 집단지도의 지도자는 교육적 , 직업적 혹은 사회적 정보를 제공하는 집단성원들로 하여금 그 정보들의 적합성을 토의하도록 지도한다. 그러니까 집단지도에의 참여자들은 어떤 정보를 얻거나 특수한 기술을 배운다는등의 공동목표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집단상담에 참여자들은 그러나 공통 목표를 갖지 않는다. 집단상담의 목적은 각 참여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보다 개인적인 문제들을 집단에 내어 놓고 토의하므로 각기 자신의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우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여러 견해들을 종합해 보면 집단과정의 주 목적이 정보 제공에 있기 때문에 그 지도의 내용과 책임이 주로 교사나 지도자에게 있다는 점이 집단지도의 주된 특색이라고 보겠으며, 성원 개개인의 발달적 문제나 태도와 행동의 변화가 주된 관심사이므로 취급되는 주제나 내용에 보다는 개인 자체와 그의 행동 변화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 집단상담의 특징이고., 무의식적 동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정서적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주 목적이므로 보다 장기간을 요하며 주로 의학적 환경과 관련되는 점이 집단치료의 특징이라고 간략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집단상담의 가치를 양적인 면에서 평가하고 있다. 즉 개인상담에 비하여 집단상담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봉사할 수 있어서 시간적으로 경제적인 잇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처럼 상담 대상의 급증의 추세에 비하여 전문가의 부족이 두드러지는 현실에서는 더욱 집단상담이 요청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집단상담의 진가는 오히려 질적인 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몇몇 학자들의 생각를 종합해 보면 집단상담은 개인상담에 비하여 대략 다음과 같은 잇점들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첫째,집단상담관계는 성인 상담자와의 1대1의 관계보다 여러 가지 문제를 더욱 용이하게 취급할 수 있게 한다. 즉,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성인 상자와의 면대면의 관계에서 보다는 동료집단에서 훨씬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개인상담에서는 상담자를 무엇인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보기 쉬운데 집단상담에서는 성원 상호간에 동등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쉽사리 상호간에 마음문을 열고 수용할 수 있으며 평안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내어놓고 취급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집단상담 장면은 개인으로 하여금 어떤 외적인 비난이나 징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행동에 대하여 현실검정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즉 집단의 분위기가 안전하고 위협적이 아닐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행동을 실험해 보도록 장려하기 때문에 개인은 마음놓고 자신의 행동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개인은 실제 사회에서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런지에 대해서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셋째,집단상담에서는 동료들 간에 서로의 관심사나 감정들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소속감과 동료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다. 비록 모든 성원이 상호간에 꼭 같은 문제들 을 갖고 있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들도 제나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 이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만이 유일하게 문제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어 자신이나 타인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넷째,집단상담은 성원들에게 넓은 범위의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그래서 개인상담에서는 불가능한 여러 가지 학습경험을 풍부히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점은 특히 연령, 흥미, 성장배경, 사회, 경제적 지위 및 문제의 형태 등이 다양한 개인들로 구성된 집단일수록 더욱 현저하다.

다섯째, 지도성의 측면에서 볼 때 집단상담은 개인상담의 경우보다 훨씬 유리하다. 개인상담에서는 단 한 사람의 상담자뿐이지만 집단상담에서는 성원의 수에다 지도자를 포함한 수만큼 상담자의 수가 많다. 집단성원들은 상호간에 경청하고 수용하고, 지지하고, 맞닥뜨리고 ,해석해 주는데 이와 같은 행동을 통하여 성원들은 상호간에 상담자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여섯째,집단상담에서는 개인이 한편으로는 계속 참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물러서서 관망할 수도 있다. 즉 어떤 성원이 측정한 대화의 내용을 취급하는데 고통이나 위협을 느끼는 경우 그는 쉽사리 물러서서 침묵을 지키고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계속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나 행동을 경청하고 관찰하면서 함께 생각하고, 느끼므로 집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일곱째,집단상담은 또한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상담에 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서 개인상담을 기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집단상담을 통하여 개인상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또 용기를 얻어 상담에 응하게 된다. 이와 같이 집단상담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의식하게 하며 나아가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집단상담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점들도 가지고 있으나 반면에 제한점들 때문에 집단상담에 임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도 가지고 있다. 아래와 같은 몇 가지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첫째,집단상담은 행동변화를 위한 만병통치의 약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집단상담을 인간행동을 변화시키는 절대적인 수단으로 보는 듯하다. 즉 그들은 짧은 기간의 집중적 집단상담 경험이 인간의 삶을 다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상담이나 심리치료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어서 지름길은 있을 수 없다.

둘째, 어떤 이들은 왕왕 집단상담 경험에 홀려서 집단경험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상담집단을 인간학습을 위한 실험실 혹은 바람직한 행동을 학습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대신 집단경험 그 자체에 도취되어 계속적으로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옮겨 다니게 된다. 이들에게는 집단 상담의 경험이 오히려 현실도피의 기회가 될 우려가 많다.

셋째, 모든 사람이 집단상담에 모두 적합하지는 않다. 집단상담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는 그릇된 생각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킨다. 의심증이 심한 사람이나 지나친 적대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기타 심한 정서적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집단상담의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므로 집단상담의 대상을 선정할 때는 그가 집단경험을 통하여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야 한다.

넷째. 집단상담에 대한 관심도의 증가에 따라 부적절한 지도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정식훈련이나 교육의 경험도 없이 불과 몇 번 집단상담에 참여한 후에 곧 집단상담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적절한 훈련이나 경험 없이 상담집단을 지도할 때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집단상담을 통하여 개인생활의 균열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즉 집단상담 경험을 통하여 생활양식 및 가치관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므로 개인은 안정감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집단상담에 참여하기 전에는 현실에 적응해서 살았으나 집단상담을 경험한 후에는 비록 일시적이긴 하나 현재의 삶의 양식이나 가치관에 만족할 수 없이 고민하며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때 이와 같은 사태를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지도자에 의한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인간은 모두 여러 가지 종류의 집단, 즉 가족,깽,학급,클럽 그리고 위원회 등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래서 때때로 그 집단의 일원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집단에서 실제로 무엇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혹은 그 집단 성원들이 왜 그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잠시나마 시간을 내어 살펴보는 경우는 극히 드문 편이다. 유능한 집단지도자나 바람직한 집단원이 되려면 적극적이니 참여자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려니와 보다 나은 관찰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단활동에는 내용적인 면과 과정적인 면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집단에 대하여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내용적인 면에 더 치중하기 쉽다. 그러나 항시 집단의 발달에는 과정적인 측면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깊이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단이 지금 무엇에 대하여 토의하고 있는가를 관찰한다면, 이는 내용면에 치중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집단이 지금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가,누가 얼마나 많이,그리고 누구에게 말하고 있느냐를 관찰하고 있다면, 그것은 집단의 과정면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된다.

집단과정에는 집단역학과 발달단계의 두 가지 측면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집단에는 그 때, 그 때 그 집단의 활동을 좌우하는 어떤 복합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다. 그 힘에 의하여 그 집단은 쉴사이 없이 움직이게 되고 , 변화하게 되며, 발달해 나가는 것이다. 한 집단이 어떤 성질을 띄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느냐하는 것은 그 집단 내부에서 일어나거나 혹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집단의 성질과 방향을 좌우하는 복합적인 힘을 집단역학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복합적인 힘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한 집단이 특정방향으로 발달해 나가는 추이과정을 단계적으로 본 것이 바로 그 집단의 발달단계이다. 집단의 지도자는 물론, 전 집단원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집단의 역학적 과정에 대하여 항시 유의함으로 집단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달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집단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 모든 집단에는 항시 어떤 복합적인 힘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즉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이 함께 모일 때, 거기에 필연적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집단지도자는 집단원들로 하여금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되는 여러 가지 집단역할에 대하여 이해하게 하고 , 이들을 잘 처리하도록 도움으로써 그 집단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정이란 개념에는 운동, 변화, ,발달 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과정은 연속적이고, 역동적이며, 목표 지향적인 움직임의 현상을 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집단의 과정이라 두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면서 어떤 공동목표를 향하여 함께 움직여 나아가고 있는 변화, 혹은 발달의 현상을 일컫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의 과정은 일련의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특수한 단계들로 구분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집단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중첩되는 면이 있더라도 몇 단계로 구분하여 그 특징들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집단활동이 첫 출발을 하는 시기로서 조심스럽게 상호간에 눈치를 보며 탐색하기 시작한다. 행동에 대한 불안감과 집단구조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집단지도자에 대하여 보다 의존적인 경향을 띄게 되는 것이 이 단계의 특징이다. 집단원들은 집단의 기본규칙을 알려고 애쓰며, 집단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파악하려고 하는 동시에 우선은 불안한 상태로 부터 피하려는 의도에서 집단지도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어 할 일을 지시해 주는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기도 한다.

이 단계는 집단원들의 집단장면과 다른 집단원에 대하여 부정적인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특징 지워진다. 이 때쯤 집단원들은 집단의 작용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게 되며 일이 기대했던 때로 되어지지 않을 때 욕구불만에 사로잡혀 집단지도자를 공격하고 나중에는 집단원 상호간에도 갈등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상담집단의 성격상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집단지도자가 시종 집단 조직적으로 지도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집단에 참여한다. 그러나 지도자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것이 집단 자체에 맡겨졌을 때 그들은 당황하게 되고 주어진 자유에 대하여 불안을 느끼게 된다. 불안을 해소하려는 방법으로 처음에는 지도자를 원망하고, 저항하며 공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가 지도의 책임을 계속 지지 않을 때, 집단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집단원간에는 여러 가지 상층되는 의견이 나오게 되므로 상간에 갈등 또는 책임전가의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는 공공연한 갈등이나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수동적인 저항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많다.

갈등의 단계를 넘어서면 집단은 점차로 응집성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제는 부정적인 감정이 극복되고 조화적이고 협력적인 집단분위기가 발전된다. 집단원들은 집단에 대하여 좋은 느낌, 즉 적극적인 관심과 애착을 갖게 되고 집단지도자와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그 결과 상호간에 신뢰도가 증가되고 집단의 사기가 높아진다. 집단 원들은 집단과정에 보다 깊이 관여할 수 있게 되며 한층 깊은 수준에서의 자기 노출을 하게 된다. 의사소통, 하위집단 및 역할 수행 등 고유한 집단 유형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상호간에 수용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발달된 응집성은 자기만족과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사려하는 경향에서 초래된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생산적이 되지 못한다.

집단지도자나 집단원들은 상호간에 친근감을 느끼고 수용하는 이 단계를 버리고 나아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많은 집단상은 좀처럼 이 단계를 넘어서기 힘든다. 그러나 이 단계에 머무르는 이상,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아무것도 생산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집단원들은 갈등에 직면해서도 그것을 취급하는 방법을 학습하여 능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으며 집단문제 해결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가치관과 행동에 대하여 보다 큰 관용의 태도로 수용할 수 있게도 되었다.

개인은 대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되고, 그 결과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준비도 이루어 졌다. 이제 집단원 상호간의 유대관계가 강해졌으므로 상호간의 피이드백이나 맞닥뜨림도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집단원 상호간에 보다 깊은 수준에서 있는 그대로 의 피이드백과 맞닦드림을 할 수 있는 모형를 하게 되고 상호간에 깊은 교정적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하여 개인은 진정한 자기 이해를 얻게 되고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행동형을 학습하게 되려면 개인은 그 느낌과 행동을 조사 분석하고 그 주에서 왜곡되고 자기 기만적인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집단원들이 집단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버리고 새로운 행동형을 학습하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 때, 그 집단은 종결의 단계에 이른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집단원 각자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자기 노출이 감소되는 경향을 나타내며, 한편으로는 이제까지 맺어 온 깊은 유대관계에서 분리되어야 하는데 대한 아쉬움으로 착잡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는 또한 집단지도자가 집단원들과 함께 진행되어 온 집단 과정을 반성해 보는 한편, 실생활 장면에서의 적응에 대해서도 토의하므로 집단의 전 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한 집단이 상담의 효과를 홀릴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는 그 집단의 지도자가 어느 정도로 그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집단의 목적과 설계, 기간의 장단과 조직형태, 그리고 지도자의 철학과 이론적 배경등 여러 가지 변인의 차이에 따라 지도자의 역할도 여러모로 달라질 수 있겠으나 ,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이고 여러 모형들에 공통적이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상담집단이 처음 시작할 때, 집단원들은 서먹함을 느끼고 어떻게 할 바를 모른다. 이때 지도자는 그들로 하여금 상호작용을 시작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지도자는 보통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할 수 있다.

"이제 시작합시다. 지금 이 시간 우리 각자는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제 시작하도록 합시다. 우리 각자는 어떤 기대를 가지고 이 집단에 차며하고 있습니까?"

흔히들 처음으로 집단에 참여하게 되면 불안이나 어색한 느낌을 갖게 된다. 지도자는 이와 같은 느낌을 이용하여 집단을 시작할 수 있다. 지도자는 솔선하여 자신의 느낌을 먼저 털어 내어놓음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즉 지도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이나 집단에 대한 기대 등을 이야기함으로 비교적 낯선 사람들이 처음 만나 느끼게 되는 불안, 긴장, 수줍음, 갈등 등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게 터놓게 된다.

집단지도자는 집단의 초기 단계에 그 집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일반적인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해 줄 책임을 지고 있다. 이를 위하여 지도자는 집단상담의 일반적 목적과 목표, 그리고 간략한 이론적인 면에 대하여 적당한 기회를 포착하여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상담집단이 효과적으로 운영되려면 적당한 집단 규준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집단지도자는 솔선하여 이 규준의 발달과 유지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집단 수준에서 볼 때, 규준이란 집단원들이 그 집단에서 느끼고 행동해야 할 표준이다. 이 규준은 두 가지 주요기능, 즉 집단의 목표달성을 돕고, 집단자체의 유지발전을 돕는 일을 한다. 이렇게 볼 때, 지도자의 행동의 대부분이 이 집단규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 집단 스스로가 조만간 그 자체의 규준을 발달시키게 된다. 그러나 만약 지도자가 그 규준의 발달과 유지에 솔선해서 힘쓴다면 그 집단은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지도자는 집단원들이 그 집단에서 느끼고 행동해야 할 어떤 표준들을 제시함으로, 이 일에 솔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 '여기-지금'에 초점을 둔다."" 느낌수준에 강조점을 둔다.""정직한 피이드백의 교환에 힘쓴다."등이 지도자에 의하여 시사되고 또 지도자 스스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 그리고 집단이 채택한 규준에서 빗나갔을때,지도자는 이 사실을 지적해 줌으로 집단의 규준을 유지발전 시킬 수 있다.